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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팔자'에도 금융지주 지분은 늘렸다

5월까지 17.3조원어치 매도...4대지주 지분 평균 3.14%p 늘어
KB>하나>신한 순...역대급 분기실적·하반기 중간배당 등 영향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증시의 큰손 외국인이 올해 1~5월까지 총 17조원이 넘는 자금을 빼갔지만 4대 금융지주에는 2조원 이상 돈을 투입하며 지분을 꾸준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 이익공유제, 정부의 배당축소 권고 등으로 외국인이 금융지주 주식을 내다 팔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결과라 더욱 눈에 띈다. 금융지주들이 올 1분기(1~3월) 호실적을 거두고 중간배당 가능성을 열어 둔 점이 외국인 투자자의 마음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 주식보유율이 평균 3.14%포인트(p) 상승했다. 4대 금융이 단기간 내 이렇게 큰 폭으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증가분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팔자' 행보 속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행의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코스피·코스닥 장내·외거래 및 기업공개) 투자금은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총 154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17조2723억원(11일 기준) 규모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4대 금융 주식만은 꾸준히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4대 금융에 유입한 금액은 2조3000억원이 넘는다.

 

4대 금융 중에서는 KB금융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KB금융은 지난달 31일 외국인 투자자 주식보유율 69.07%를 기록해 지난 1월 4일(65.26%)보다 3.81%p 올랐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진 KB금융의 주식 수는 2억7137만3702주에서 2억8718만895주로 1580만7193만주 늘었다. 지난 11일 종가(5만7000원)로 환산할 경우 약 9010억원의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이번 외국인 보유율 증가로 KB금융은 안정적으로 68%대 외국인 주식보유율을 갖게 됐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31일 외국인 주식보유율 60.74%를 기록해 올 첫 거래일(57.2%)보다 3.54%p 증가했다. 이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수는 2억9544만7081주에서 3억1377만6978주로 1832만9897주 늘었다. 이달 11일 종가(4만2300원) 기준으로 5개월 새 약 7754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이 모인 것이다. 이번 투자로 신한지주는 작년 9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외국인 주식보유율이 60%를 넘어서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두 번째로 외국인 투자자 증가폭이 컸다. 지난달 31일 기준 하나금융의 외국인 주식보유율은 68.67%로 올 첫 거래일(64.99%)보다 3.68%p 늘어났다. 이로써 외국인이 가진 하나금융 주식 수는 1억9513만9688주에서 2억618만3671주로 1104만3983주 증가했다. 11일 종가(4만5850원)로 환산하면 5064억원 규모다.

 

4대 금융 중 외국인 주식보유율이 가장 적은 우리금융지주도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늘었다. 지난달 31일 기준 외국인은 우리금융의 주식 26.35%를 보유해 1월 4일(24.83%)보다 1.52%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진 주식 수는 1억7936만7652주에서 1억9032만4447주로 1095만6795주 늘었다. 11일 종가(1만1400원)로 보면 1249억원 규모다. 이번 증가분으로 우리금융은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외국인 투자자 비율 26%를 돌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처럼 4대 금융의 지분을 늘린 것은 호실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평균 39.6% 증가했다. KB금융은 순익이 74.1% 급증해 1조2700억원을 넘어섰으며, 신한금융은 27.8% 성장해 1조2000억원에 육박한 순익을 거뒀다. 하나금융은 전년보다 27% 늘어난 8344억원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29.7% 증가한 6716억원을 달성해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

 

A금융지주 관계자는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가장 큰 기준이 '실적'이라고 보는데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이 외국인 투자자 지분 증가 및 주가 상승 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4대 금융의 중간배당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20% 제한이 이달 30일 종료되고 매년 배당성향이 조금씩 높아지는 만큼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중간배당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매년 중간배당을 진행한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외국인 주식보유율이 높다. KB·신한·우리금융은 회장들이 직접 나서 분기배당 등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약속했다.

 

B금융지주 관계자는 "4대 금융들이 이르면 7월 중순 중간배당과 관련한 사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 1분기 좋은 실적을 냈고 정관에 중간배당이 가능하다고 명시된 만큼 올해는 하나금융 외 다른 금융지주들의 중간배당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