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대한항공이 여객수요 회복에 대한 ‘시그널’로 52주 신고가에 근접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대한항공 입장에선 고무적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백신접종 속도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항공산업이 오랜 ‘터널’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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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관광 허용” 여객회복 기대감에...대한항공 주가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일 오전 기준 3만4000원 선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주가는 지난 4개월 동안 2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부터 3만원의 벽을 뚫었다. 현재 대한항공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나타냈던 지난 1월22일(3만49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유는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속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9일 ‘철저한 방역 관리 속에 안전한 국제관광을 재개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반 여행목적의 국제 이동을 재개하겠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합의한 이후 방역상황을 고려하고 방역당국과 협의해 여행안전권역을 시행할 방침”이라며 “구체적인 운영계획은 방역당국과의 최종 협의를 거쳐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토부가 밝힌 여행안전권역은 싱가포르와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이며 백신접종을 완료한 여행객들은 격리가 면제되고 시행 초기를 고려해 단체여행만 허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여행안전권역 추진은 민관이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도출해 낼 수 있었던 결과”라며 “향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여행안전권역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의 항공과 관광산업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트래블 버블 허용 시점을 이르면 7월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여행업계 회복을 고려해 코로나19 검사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에 따르면 IATA는 지난 2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행자들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은 전혀 없고 세계 각국의 자가 격리 검역 지침을 코로나19 검사로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1일 예정된 G7 정상회의에서 여행 제한 지침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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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속도도 높아져...대한항공 눈높이도 올라가= 국내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지 100일이 됐던 이달 5일, 전체 인구 가운데 14.5%에 해당되는 약 745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400만명에서 27일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되자 당일에만 71만명이 넘는 인원이 백신을 접종했다.
백신접종 이후 이상증상이 있다는 반응에 접종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국민들의 참여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6월 말이 되면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1400만명이 백신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내다봤고 3분기에는 70%에 달하는 36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객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올라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항항공의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올리면서 “백신접종률과 해외여행 허용으로 항공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점을 반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빠른 백신 접종과 각 국 정부의 여행제한 해제조치 등으로 국제여객 정상화 시기가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 화물운임 올랐지만...실적은 반토막 예고=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대한항공은 화물운송을 통해 수익을 챙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화물을 통해 1분기 1조35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반면 유상승객(RPK)을 기록한 매출은 88% 이상 줄어든 1579억원에 그쳤다.
높아진 화물운임도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항공 화물운송 지수인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 운임은 8일 기준 1kg당 8.70달러에 달했다. 2015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것이다. 올해에도 보복소비와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상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출이 어려워지자 항공 운임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화물운임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시황은 2분기에도 견조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기저가 높아지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모멘텀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항공유 평균값은 2배가 가량 상승해 비용부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화물운송을 앞세워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올렸지만 2분기를 시작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7% 이상 줄어든 578억원으로 전망했고 3·4분기에도 1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여객 수요 회복에 더욱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백신접종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여행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여객사업의 흑자전망은 내년에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이 중 여행비 지출전망도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다”며 “항공사들은 8월부터 안정성이 확보된 노선으로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노선수가 부족해 여객 흑자전환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