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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 켜는 허인의 야심작 '리브엠'...제대로 통하려면

지난 4월 금융위 연장승인 후 공격적인 마케팅 '시동'
"1%대 낮은 점유율·노사갈등 넘어서야"

 

[FETV=권지현 기자] 국민은행 리브엠(Liiv M)이 지난 4월 사업연장 승인을 받은 후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에만 벌써 새로운 요금제 2종을 내놨다.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핵심사안인 노사 관계에도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리브엠'은 국민은행이 지난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알뜰폰 사업이다. 같은 해 12월 영업을 시작했으며 두 달 전 2년 연장 승인을 받아 '서비스 2기'가 시작됐다. 알뜰폰 시장이 점차 커진다고는 하지만 국민은행에게 리브엠이 갖는 의미는 시장성 그 이상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이 취임 후 야심차게 내놓은 첫 혁신금융서비스이자 국내 처음으로 제공하는 금융·통신 종합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으로서는 리브엠을 '잘 키워내고 싶은' 바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리브엠은 지난 9일 '반려행복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데이터와 음성·문자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한다. 눈에 띄는 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이 대상이며 유기동물을 입양한 경우 매월 할인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리브엠이 선보인 공무원·선생님 LTE 요금제 등과 같은 특정인 대상 요금제와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최근 급증하는 '펫팸족'을 겨냥한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리브엠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선 7일에는 선착순 3000명을 대상으로 '5G 든든 30GB 요금제'를 출시했다. 별도 금융 할인실적과 관계없이 월 3만대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시중 이동통신사들의 5G 요금제 대부분이 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7만원대 안팎의 요금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금액은 파격적이다. 네트워크 투자 비용이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알뜰폰 사업자의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리브엠 5G 요금제의 경우 그동안 스페셜·라이트 등으로 상대적으로 '평이'했으나 이번 요금제 출시로 '데이터 용량'이라는 경쟁력을 갖췄다.

 

국민은행 리브엠이 이달에만 벌써 '톡톡 튀는' 2개의 요금제를 출시한 배경에는 고객 확보에 대한 '절실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브엠이 이틀 간격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상황은 리브엠의 낮은 시장점유율과 맞닿아 있다.

 

현재 리브엠의 고객 수는 약 10만명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월 알뜰폰 가입 회선이 945만을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약 1.1% 수준이다. 가입자의 절반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대 이동통신사의 자회사에 속해있다 하더라도 리브엠 역시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에서 1%대 점유율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이에 국민은행은 향후 리브엠 사업의 지속, 확대를 위해서라도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가입자 수를 확보해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알뜰폰'이라는 개념이 '은행'과는 잘 연결되지 않아 리브엠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사업권을 다시 따내 2년이라는 시간을 확보한 만큼 고객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국민은행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화합도 리브엠이 시장에서 제대로 빛을 보기 위한 과제다. 실제 리브엠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은 이번 사업연장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가장 큰 대척점은 '과다 실적경쟁 유발 여부'다. 당시 국민은행 노조는 회사가 일선 영업점으로 리브엠 판매 채널을 넓히고 실적 할당과 실적표 게시·포상을 통해 직원 간 실적경쟁을 유도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핵심성과지표(KPI)에 리브엠 실적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과다경쟁이 발생한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고 영업점에 리브엠 전담 직원을 100명 이상 배치해 기존 직원들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위는 이번 승인을 내주며 '국민은행과 노조는 디지털 혁신분야 등 새로운 사업과 관련해 은행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호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부가조건을 달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어렵게 승인을 득한 만큼 적극 사업을 추진해 고객들에게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통신사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혜택에 민감하고 트렌디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네이버 카페·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리브엠 판매 등을 통해 젊은 고객층과의 쌍방향적인 소통을 이어나가며 요금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 관계에 대해서는 "리브엠 관련 향후 사업의 추진방향에 대해 노사 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