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이 7일 진행된다. [사진=이베이코리아]](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3/art_16230239201805_cc801f.jpg)
[FETV=김윤섭 기자] 국내 이커머스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7일 진행된다. 지난해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거래규모 3위를 기록한만큼 인수시 단숨에 네이버와 쿠팡에 대항할 이커머스 강자가 탄생하게된다.
인수전 초반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었으나 네이버와 신세계의 동반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라서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네이버와 신세계의 동반인수처럼 SKT와 MBK의 컨소시엄과 유력후보 롯데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네이버 등장에 인수전 다시 주목...신세계와 동반인수 검토=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본입찰 일정을 오는 6월 7일로 확정, 참가 업체들에 통보했다. 현재 숏리스트(적격후보자명단)에는 롯데, 신세계, MBK파트너스, SK텔레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업계 안팎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원하는 인수 금액인 5조원을 두고, 신세계·롯데·SK텔레콤·MBK파트너스 등 입찰 후보자들이 '너무 과하다'는 식의 인식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면서 이달로 예정됐던 본입찰도 다음 달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커머스 거래액 1위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를 인수하게되면 약 50조원의 거래액을 자랑하는 초대형 이커머스업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7조원,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이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SSG닷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이었다.
현재 네이버와 신세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검토중이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네이버가 참전하면 이베이 인수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SKT·롯데쇼핑·신세계·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일단 두 회사는 모두 "확정된 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 네이버가 신세계와 동반으로 이베이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3/art_16230239198821_c5f634.jpg)
네이버와 신세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었다. 최근 미국 증권 시장 상장으로 5조원 실탄을 장전한 쿠팡 등에 맞서 유통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기업이 힘을 합치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신세계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SSG닷컴과 더해 단번에 온라인 시장에서 네이버,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만큼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올해 네이버와의 지분교환을 시작으로 W컨셉 인수,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인수전 참여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느 기업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의 협업과 W컨셉 인수 등은 현재 SSG닷컴과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세계-네이버가 손을 잡을 경우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참가한 11번가 운영사인 SKT와 홈플러스를 가지고 있는 MBK파트너스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양사 모두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고, 11번가와 홈플러스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기반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만 하기 때문이다.
◆ 롯데 '자금력' 강점...유통공룡 자존심 회복 총력=네이버와 신세계의 동반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력후보로 꼽히는 롯데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초 자금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롯데가 유력후보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달 12일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면서 롯데온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조~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아는 나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에 이런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실탄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까지 합하면 롯데쇼핑의 투자 가능 재원은 3조2400억원이 넘는다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인수에 나서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623/art_16230239204701_8a952b.jpg)
◆ 변수는 가격....높은 가격의 승자의 저주 우려=관건은 가격이다. 매각가는 최대 5조원까지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기준 약 12% 점유율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에 위치한 알짜기업이자 거래액 20조원을 돌파한 매물이지만 유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불러 인수했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수조원의 인수 비용에 더해 추후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다"면서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확실하게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신형 플랫폼이 대형 유통업체에 이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쿠팡은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한 가운데 쿠팡·네이버와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이끌게될 주인공이 누가될지 주목된다. 최근 3개 물류센터 건설에 8000억원 투자를 공식화하는 등 쉼표 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후발 이커머스 기업들도 쿠팡의 공격적 행보에 질세라 전국 물류네트워크 강화를 서두르는 등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쿠팡은 올 1분기 매출 4조73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4%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쿠팡은 성장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쿠팡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날 김 의장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경쟁이 어느해보다 치열한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쿠팡 네이버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를 이끌게될 주인공이 누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