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가람 기자]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접대비용이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대면 영업활동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종은 타 산업권과 비교해 접대비 지출이 많은 편이다. 금융사의 상품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고객이 조금이라도 더 이익이 되는 곳을 선택하는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 접대비 확보는 필수적이다. 실제로 국세청도 제조업·도매업·보건업·통신업·운수업·서비스업을 포함한 14개 업종 가운데 금융업이 사용한 접대비가 수년째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올 1분기 접대비는 총 199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87억2000만원)와 비교해 약 10% 상승했다. 10곳 중 6곳이 늘었고 4곳은 줄었다. 접대비란 일반적으로 기업이 업무와 관련해 거래처에게 접대, 교제, 사례 등의 명목으로 쓰게 된 비용을 의미한다. 증권사의 경우 주로 지점 및 사업부에서 고객 관리나 법인영업을 위해 이용한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 가장 많은 접대비를 지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석 달 동안 42억원을 사용했다. 같은 기간 KB증권(27억2500만원), 한국투자증권(25억원), NH투자증권(24억4000만원), 키움증권(23억8000만원), 하나금융투자(18억4000만원), 메리츠증권(15억4000만원), 신한금융투자(9억9000만원), 대신증권(7억8000만원), 삼성증권(5억8000만원) 등도 적지 않은 금액을 접대비로 지불했다.
접대비 증가폭은 키움증권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88%로 가장 컸다. 그 뒤를 한국투자증권(17.49%), 하나금융투자(16.11%), 미래에셋증권(12.65%), 삼성증권(4.95%), 대신증권(3.18%), NH투자증권(-1.57%), 메리츠증권(-10.06%), 신한금융투자(-16.29%), KB증권(-18.50%) 등이 따랐다.
접대비를 판매관리비에 포함하거나 지출 항목 선정 방식 등 기준이 조금씩 달라 증권사마다 증감률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타격으로 현장 실사 및 해외 사업이 중단되면서 주저앉았던 대면 영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한동안 위탁매매에 의지했던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다변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접대비는 보통 투자금융(IB)과 홀세일부문에서 지출된다”며 “앞으로 브로커리지 수혜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실적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영업활동 확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비용이 증대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