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신진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케이뱅크 투자로 국내 4대금융그룹 모두 인터넷 전문은행(인터넷 은행) 시장에 진출했다.
금융그룹의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는 사업 확장의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카카오뱅크 등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향후 상장 시 그룹 주가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대체투자운용은 사모펀드 JS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케이뱅크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케이뱅크는 당초 6000억원대의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으로 계획됐으나 국내외 신규 투자자들이 몰려 투자규모가 1조까지 늘어났다. 신규 투자자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 국내 PEF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케이뱅크 투자는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신한금융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오는 2023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신한금융이 향후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경우 앞서 이뤄진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는 사업 확장의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신한금융은 현재로선 특정 목적을 지니지 않은,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직접 투자 규모는 100억원이 안되는 미미한 수준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번 신한금융의 케이뱅크 투자로 4대금융은 계열사를 통해 모두 인터넷은행 지분투자에 참여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9.3%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3대 주주인 국민은행의 지분가치가 주목된다. 카카오뱅크는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KB금융과 맞먹는 수준인 20조원으로 평가받는다. 또 하반기 최대 IPO 대어로 불리는 카카오뱅크가 상장되면 은행업에 대한 관심이 환기돼 금융지주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9.9%를 가지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 만큼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케이뱅크는 4월 말 기준 고객수가 한달새 146만명이 급증했다. 가상화폐 인기에 힘입어 급증한 고객을 기반으로 여·수신 잔액도 늘어났다. 전달 말 케이뱅크의 고객수는 537만명이며, 여신잔액은 4조6800억원, 수신잔액은 12조1400억원이다. 작년 6월말까지만 해도 케이뱅크는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성장세가 돋보인다.
하나은행은 오는 7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의 주주로 참여했다. 토스뱅크는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앞두고 있다.
금융그룹은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와 함께 인터넷은행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은 지난 11일 금융위에 인터넷은행 독자 설립에 관심이 있다는 의향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7월 금융업 경쟁도 평가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공식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그룹은 은행의 모바일뱅킹을 가지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잡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무서운 성장세를 경계함과 동시에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획득으로 사업영역 확대도 예상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와 같이 인터넷은행에 투자하는 것은 신사업확장 등과 관련돼 있다"면서 "현재 은행업은 더이상 시중은행끼리의 경쟁은 의미가 없고 인터넷은행 등을 포함한 더 큰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