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8139630411_18084a.jpg)
[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유통공룡의 자존심을 구겼던 롯데쇼핑이 올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부활에 나서고 있다. 1주년을 맞은 롯데온에 이어 백화점 사업도 회복세에 돌입했고 지난해 구조조정에 나섰던 롯데마트 사업도 리뉴얼 전략으로 전환해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회장의 국내경영 복귀와 함께 속도를 내고 있는 롯데쇼핑의 움직임에 업계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 롯데쇼핑 1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18% 증가...부진터널 벗어날까=롯데쇼핑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5% 증가했다. 매출은 3조8800억원으로 4.8% 감소했고 순손실은 40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축소됐다.
롯데리츠가 일부 백화점과 아웃렛, 마트 점포를 자산으로 추가 편입하면서 발생한 취득세 400억원 등 일회성 비용 432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101.5% 증가했다. 이번 1분기 롯데쇼핑의 실적을 이끈 곳은 백화점이다. 백화점 매출은 6760억원으로 11.5%,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261.3% 증가했다.
소비 심리 회복 속에 해외 명품과 생활가전 상품군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패션 상품군도 살아난 영향이다. 국내 백화점은 해외명품 및 생활가전 상품군의 매출 성장세 지속, 패션 상품군의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기존점이 18.1% 신장했다. 지난해 1분기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슈퍼는 올해 1분기 30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구조조정으로 판관비 절감 효과를 거둔 덕분이다.
전자제품전문점(하이마트)은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가전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9560억원으로 3.3%,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모바일 신제품 출시 및 PC매출 회복에 따라 IT가전이 고신장한 영향도 있다. 전년 대비 온라인 매출도 21.2% 증가했다. 지난해 구조조정의 효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던 사업부는 롭스 사업부를 흡수 통합한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매출이 동반 감소했다. 롭스 실적 및 일회성 비용 제거시에는 1분기 영업이익이 95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해외 할인점은 기존점 신장률 -11.3%를 기록했다.
올해 1주년을 맞은 롯데온은 여전히 부진했다. 이커머스 사업부 매출은 280억원으로 41.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90억원으로 적자 폭이 거의 2배로 커졌다. 지난해 4월 롯데온이 오픈마켓으로 출범하면서 수수료 매출이 줄고, 외형 확장을 위한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이 101.5% 성장한 1050억원을 기록, 쇼핑 사업부 전체적으로 영업 실적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백화점은 동탄점, 의왕 프리미엄아울렛 오픈, 할인점은 스마트스토어 추가 오픈 등 사업부에 따른 전략적 운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사진=롯데쇼핑]](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8139627059_036e28.jpg)
◆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 톡톡…올해는 리뉴얼로 재도약=1분기 사업부별로 희비가 엇갈린 롯데쇼핑은 올해 전략을 재수정하고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12개의 점포를 정리하면서 외형줄이기에 집중했던 롯데마트의 전략방향을 완전히 수정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나 마트는 올해 폐점보다는 리뉴얼을 통해 경쟁력 확보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폐점이 결정된 점포는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작년 2월 오프라인 점포 700개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200여개를 닫는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월 기준 마트 매장 수는 113개로 이중 10여개를 올해 추가로 폐점 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올해는 구리점 이후로 폐점 계획이 없다.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 부실한 사업장을 줄여오는 방식으로 '군살 빼기'를 진행해왔다. 당초 전국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 점포를 5년여 내에 정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지난해엔 목표치에 절반을 상회하는 120여 개 매장을 닫으며 구조조정 시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갔다. 특히 롯데마트는 지난해 12개 매장을 닫았고, 올해도 10개 수준의 매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기존 점포 리뉴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자 이를 의식하고 롯데쇼핑도 사업 반등을 위한 카드로 기존점 강화를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1분기 별도 기준 총매출액 4조1972억 원, 영업이익 11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0.8%, 32.2% 증가한 수치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기존점의 약진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할인점 매출은 전년비 8% 증가한 3조 19억 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912억 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해 8387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37.9% 늘어 240억 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강희태 부회장은 3월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가까운 시기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며 "스마트 스토어 등 전국 점포 거점에 온라인 물류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 부문인 그로서리(식재료) 상품군 강화, 점포 공간 재편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롯데쇼핑이 전략 수정에 나서며 반등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8800억원, 618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1377억원)를 크게 하회했다"며 "일회성 비용(517억원)을 고려해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할인점의 부진이 아쉬운 가운데 매출총이익률(GPM)의 부진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며 "지난해 구조조정 효과로 기존점 성장률의 부진에도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모습이 이번 분기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회복 사이클 진입에 따른 지방 거점 산업의 실적 개선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롯데쇼핑 지방 백화점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롯데ON의 총상품판매액(GMV) 반등도 의미가 있다"며 "4월 GMV 성장률은 전년 대비 14%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5월 본격적으로 기저가 낮아지는 구간에 진입할 경우 그 반등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베이코리아.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521/art_16218139624037_8b9c94.jpg)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관심…롯데온 살리기 나설까=롯데쇼핑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는 또 다른 이유는 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로 불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차가 커 다음달로 본입찰이 미뤄졌으나 물밑 전략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네이버와 신세계가 동반입찰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곳은 신세계와 롯데다. 희태 롯데그룹 유통 BU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최근 잇따라 공개석상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지난달 12일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하고 부사장의 직위를 준 점도 롯데가 현재 이커머스 사업을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연간 20조~22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이베이나 쿠팡 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애초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아는 나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에 이런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업체 거래액은 ▲네이버 (27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11번가(10조원) ▲위메프(7조원) ▲티몬(5조원) ▲카카오(4조6000억원) ▲SSG닷컴(3조9000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신동빈 회장의 국내 업무 복귀와 함께 실탄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쇼핑 지분과 롯데호텔의 지분 10%(5500억원)까지 인수해 롯데월드타워몰의 단독 소유주가 됐다. 부동산·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5개월 동안 확보한 실탄만 1조56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및현금성자산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2조7000억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1조6000억원)까지 합하면 롯데쇼핑의 투자 가능 재원은 3조2400억원이 넘는다다른 계열사와 공동으로 인수에 나서거나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인수대금 마련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쿠팡, 네이버, 신세계, GS리테일 등이 공격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이베이 출신 외부인사인 나영호 신임 롯데온 대표를 영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진 롯데가 올해 유통큰형님의 자존심을 되찾고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