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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더 빠르게"...은행, 의사결정 속도전

조직슬림화·AI활용 정기인사·직급체계 간소화..."코로나로 더 당겨져"

 

[FETV=권지현 기자]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들이 의사결정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상품설명·판매에 머물던 '스피드'가 내부 조직에까지 본질적으로 스며든 모습이라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요즘, 더 쉽고 빠른 금융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요구가 은행들의 결재 라인, 보고 체계 등 의사결정 구조도 바꿔놓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올해 새로운 조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큰 단위는 줄이고 작은 단위를 늘려 작은 조직을 이루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기존 17그룹·19본부·103부·16개 지역영업그룹에서 15그룹·23본부·113부·13개 지역영업그룹으로 변경됐다.

 

조직개편에 앞서 국민은행은 이미 인사이동 시스템에 인공지능(AI)을 활용, 한차례 '속도'의 효율성을 경험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AI 기반 인사 시스템을 통해 직원 개별 맞춤형 최적의 근무지를 선정한다. AI 인사이동에는 직원 개인의 업무 경력, 근무 기간, 자격증, 출퇴근 거리 등은 물론 ‘비정량적’ 요소인 개별 고충, 개인 업무추진 사항도 고려된다. 지난해 7월 AI 기반 인사 시스템을 활용해 영업점 직원 인사이동을 실시한 국민은행은 올해부터는 점포장급 배치와 지역 간 이동에까지 AI 인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해 1월 진행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활용해 2414명을 이동·승진시켰다. 인사 과정에서 AI가 직원 업무숙련도와 영업점 직무 데이터 등을 감안해 신속한 인사를 수행했다. 재밌는 사실은 정량화된 지표에 따라 AI가 인사를 결정하자 여성 인재의 승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과장급 승진자의 경우 여성 비중이 42%를 차지, 과거 3년 평균보다 10%포인트(p) 가량 확대됐다.

 

신한은행은 직급 체계도 간소화했다. 신한은행은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이 직급 체계를 변경한 것은 내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없어진 부행장보 자리는 부행장에게 강화된 책임경영을 요구함으로써 해결했다.

 

신한은행이 '부행장보' 직급을 없앴다면 하나은행은 '전무' 자리를 없앴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기존 부행장-전무-상무 직위 체계를 부행장-상무 체계로 바꿨다. 하나은행의 이번 직제 변경은 올 초 팀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 확대를 위해 실시한 개편안의 연장이다. 금융권은 하나은행의 이번 개편이 신한은행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주와 함께 조직 체계 간소화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통합관리가 필요한 디지털, ESG(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경영, 브랜드 경쟁력 등을 강화하고 은행은 영업력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이에 우리금융은 5개의 부서를 줄이고 기존 7부문-2단-5총괄 체제를 8부문-2단으로 감축했다. 우리은행은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개인·기관그룹으로 통합하고 기업그룹과 중소기업그룹을 기업그룹으로 합치는 등 3개의 사업그룹을 줄였다. 더불어 임원수도 3명 감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사의 비대면·디지털화가 최소 5년은 앞당겨졌다"면서 "작년에는 상품 서비스 등에 직결된 업무에 빠른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노력했다면 올해는 본질적인 내부 업무 구조, 조직 등에도 속도를 접목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