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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금융, 'ESG 경영' 성과로 말하다

올 1분기 ESG 성과 발표...금융권 ESG '주도권' 잡나
은행 등 주요 계열사, 대출·투자·탈석탄 앞장

 

[FETV=권지현 기자] 신한·하나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1∼3월) 처음으로 ESG(친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발표하며 금융권의 ESG 경영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의 ESG 경영은 '실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터라 두 금융그룹의 첫 성과 발표가 눈에 띈다. 신한·하나금융 발(發) ESG 경영이 금융권에 '행동하는 ESG'라는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ESG'는 사회책임경영 혹은 지속가능경영의 관점에서 고려되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최근 투자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 등에 영향을 주는 ESG 요소를 충분히 반영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자 기업들은 저마다 ESG 경영을 중요한 경영 지침으로 삼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달 23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지속가능경영 활동(ESG)' 성과도 함께 공개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ESG 경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린 곳은 신한·하나금융이 유일하다. ESG는 투자자에게는 장기적인 수익을 안기고 기업에게는 사회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들이 ESG 경영을 위해서는 기존 '선행'과 구별되는 구체적인 실체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한금융은 1분기 ESG 관련 대출 투자를 위해 총 8조2070억원을 투입했다. 대출과 투자는 각각 녹색·혁신·포용부문 등 3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먼저 ESG 관련 대출은 1분기에만 총 6조8560억원 규모로 진행됐다. 가장 큰 대출은 기술금융, IP(지식재산)·동산담보대출, 뉴딜대출 등 혁신금융 부문에서 나왔다.

 

신한금융은 혁신금융에 총 5조4080억원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은행·카드·저축은행 서민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에 중금리 대출 상품 등 1조3320억원을 지원했다. 친환경 대출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녹색금융에는 1160억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19조9000억원의 녹색·혁신금융 대출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ESG 관련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된 부문은 포용금융이다. 신한금융은 1분기 스타트업지분투자·개발도상국 기본인프라 펀드 투자·고용창출 및 중소기업 파이낸싱 등 소셜투자를 위해 총 6330억원을 부었다. 이외 혁신기업 투자와 친환경기술투자 등에 3780억원, 친환경 펀드 및 자산운용 등에 3400억원을 투자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ESG 활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제로(0) 탄소 드라이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ESG 전략위원회를 통해 제로 탄소 드라이브를 결의, 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을 선언했다. 이는 동아시아 금융사 최초 사례로 당시 국내는 물론 해외 금융사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한금융은 탄소배출량 측정에 관한 이니셔티브인 '탄소회계 금융협회(PCAF)'에 가입한 데 이어 '2030년까지 38.6%, 2040년까지 69.6% 탄소배출량 감축'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분기별로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한 신한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문이 ESG"라면서 "구체적인 장단기 목표 수치를 확정한 만큼 올해는 그룹의 ESG 경영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ESG 경영 성과를 알렸다. 하나금융은 작년 친환경·사회적책임 부문에 총 6조96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는 전년(3조7760억원)보다 84.3%(3조1840억원) 급증한 금액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6조원 규모로 ESG금융을 신규 취급, 총 60조원 상당을 녹색·지속가능부문에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들이 이전과 달리 ESG 투자와 채권발행에 활발히 동참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3년 만에 처음으로 총 110억원을 들여 ESG 분야에 투자했으며, 하나손해보험은 80억원을 투자해 2018년 '0'원에서 투자금액을 대폭 늘렸다.

 

ESG 채권의 경우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는 지난해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규모로 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자금의 사용처가 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으로 국한돼 있다. 종류로는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이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ESG 채권 발행으로 3년 만에 처음으로 ESG 경영에 동참하게 됐다.

 

하나금융 역시 저탄소 경영에 힘쓰고 있다. 먼저 2030년까지 2015년 온실가스배출량 대비 30%를 감축하고 2050년 이후에는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배출량 ‘0’에 도전, 탄소중립을 이루고 석탄 PF를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ESG의 경우 관련 회의가 거의 매일 진행될 만큼 그룹의 주요 관심 사안이지만 ESG 경영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제까지는 너도 나도 ESG 경영을 외쳤다면 올해는 금융그룹들이 '행동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