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 “휴대폰 지고 반도체 뜬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가전과 모바일 사업의 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에는 반도체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록적인 한파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정상화되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인상분도 2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스마트폰은 계절적 수요와 부품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손익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어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황에 직면했다. 즉, “휴대폰 지고 반도체 뜬다”는 말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관통하는 사업 키워드라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4년 만에 최대폭 상승”…반도체 실적, 2Q에 오른다=삼성전자가 1분기, 65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이유는 가전과 모바일 사업에 발생했다. 가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펜트업(Pent-up) 수요와 프리미엄 TV 제품 판매 확대가 주효했고 모바일은 한 발 먼저 출시된 ‘갤럭시S21'의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반도체(DS) 부문은 PC와 모바일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낸드 플래시의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떨어졌다. 또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오스틴 공장은 기록적인 한파로 정전사고가 발생해 2000억원의 일회성 손실이 반영되기도 했다.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기지인 오스틴공장은 14∼65나노(㎚ : 10억분의 1미터)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2분기는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스틴 공장의 완전 재가동으로 반도체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모바일과 PC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2분기에는 서버가 주도해 반도체 영업이익은 5조29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 대비 25% 증가한 32.4달러(약 3만6300원)를 기록했다. 노트북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어 지난 2017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또 서버용 D램(DDR4 32Gb)은 145달러를 올렸는데 이는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기업들의 서버증설에 힘입어 같은 기간 16.0% 증가한 수치다.
◆계절적 영향있지만...위기의 ‘삼성폰’, 왜?=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출하량 증가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2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와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면서 하반기에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지난 1분기 21.7%를 차지해 전체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 4분기 1위를 차지한 애플은 16.8%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2위로 밀려났다. 이는 ‘타도’ 애플을 외치며 출시된 ‘갤럭시S21'과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갤럭시A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가운데 계절적 영향과 갤럭시A 시리즈 비중이 높아지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해 2분기는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에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영업이익이 2조원이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계절적 수요 감소와 주요 부품의 공급 차질로 스마트폰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자리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폰’이 어려움이 겪을 것이란 관측이 팽배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1700만대로 전체 4위에 그쳤다. 반면, 아이폰12를 앞세운 애플의 출하량은 삼성보다 2300만대 높은 4040만대에 달했다. 삼성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4.6%에서 12.7%까지 추락했고 애플은 0%에서 30%까지 치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