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중 삼성전자 만큼 잘나가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바로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바람을 등에 업고 매출과 영업이익 전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회사의 핵심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가 IT 수요 강세로 ‘특수’를 누린 영향이 컸다. 모듈부문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 기판사업은 비수기 시즌의 영향에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늘어났다. 2분기에도 비대면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5G 스마트폰의 생산량 확대로 올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 MLCC [사진=삼성전기]](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417/art_16197412150786_14d229.jpg)
◆‘효자’ 이어간 MLCC, 모듈·기판사업도 힘보태=삼성전기는 1분기 매출 2조3719억원, 영업이익은 33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99%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비대면 수요 증가로 IT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전장용 MLCC와 전략거래선향 고사양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고 밝혔다.
MLCC를 책임지고 있는 컴포넌트부문은 1조8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동차 수요 회복에 따른 제품 공급이 증가하자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MLCC는 전자기기에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스마트폰에는 1000개의 MLCC가 필요하고 TV와 PC는 1000~2000여개를 필요로 한다. 자율주행 기술까지 올라선 자동차 시장에는 1만개 넘게 탑재된다.
모듈과 기판사업도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카메라와 통신모듈을 생산하는 모듈부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8413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1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 시리즈와 중저가 상품인 ‘갤럭시 A’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로는 49% 증가했다.
또 전자부품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기판사업의 매출은 4422억원을 기록했다. 비수기 시즌의 영향으로 RFPCB(경연성인쇄회로기판) 매출액이 줄어들면서 전분기 대비 21% 하락했지만 모바일과 PC사업의 수요가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RFPCB는 Rigid 부(휘지 않는 부분)와 Flex 부(휘어지는 부분)가 합쳐진 기판을 뜻하며 전자제품의 소형화에 유리하고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기 실적은 컨센선스를 상회하는 실적으로 MLCC 물량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며 “모듈과 기판솔루션 부문은 실적이 부진했는데 이는 북미 고객사향 RFPCB 물량 감소폭과 그에 따른 수익성 악화 정도가 예상보다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사진=삼성전기]](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417/art_1619741215362_7fa87a.jpg)
◆“2분기에도 IT수요 강세 이어진다”…하반기 5G 폰 수혜주 예고=삼성전기는 전통적 비수기 시즌인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매출은 2조1645억원, 영업이익은 284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 19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삼성전기 실적이 폭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비대면 효과가 이어져 IT제품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매출의 30%를 책임지는 PC, TV, 게임기 등 관련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휴대폰 제조업체는 1분기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때문에 부품업체 입장에선 2분기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개화’로 스마트폰 산업도 하반기부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5G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른 6억대가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1조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스마트폰 성장은 둔화되나 5G 스마트폰 전환으로 MLCC는 4G 대비 약 20% 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택트 효과와 자동차의 전장화,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 등의 응용분야 확대로 MLCC 고용량 영역에서 반사이익을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