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이가람 기자] 증권가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고 있다. 인수 대상은 저축은행이다. 사업 영역 확장을 통한 수익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은 MS저축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93.57%를 취득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SK증권은 여신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게 됐다. 매입금액은 390억4768만원이다. 이는 SK증권의 자기자본 6.72%에 해당한다. 엠에스저축은행은 조일알미늄의 자회사로 대구를 중심으로 영업 중인 지역 특화 저축은행이다. 전신은 조일상호신용금고다.
SK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통해 서민금융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신사업 진출로 자산관리 및 비즈 영역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5일에는 KTB투자증권이 유진에스비홀딩스 지분 30%를 획득했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의 단일 최대주주로 사실상 유진저축은행 인수를 예고한 셈이다. KTB투자증권은 유진제4호헤라클레스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유진에스비홀딩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1293만주를 사들인다. 매입금액은 732억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사와 협의 등을 거쳐 변경될 수 있다. 유진저축은행은 총자산규모가 3조원에 육박하는 우량회사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편제에 저축은행을 더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했다”며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 강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이아이금융투자는 JT저축은행과 JT캐피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 브이아이금융투자는 일본금융사인 J트러스트와 JT캐피탈 주식 전량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약 1165억원이다. 브이아이금융투자는 지난해 JT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JT캐피탈 확보를 전제로 JT저축은행 인수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소매금융부문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한국씨티은행에도 자본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판매한다면 증권시장 호황에 실탄을 넉넉히 확보하게 된 증권사들이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는 예·적금 상품이나 입·출금 통장 개설 등의 수신 기능이 없다. 그러나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면 이 업무를 우회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스탁론 판매에 대한 기대도 높다. 고객명의의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자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증권사 신용공여의 경우 합계가 자기자본을 넘어설 수 없기에 자기자본이 부족한 중소형증권사 입장에서는 스탁론으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례 없는 증권시장 활황에 대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 시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재무 및 신용 리스크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탁론과 연계해 여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어 저축은행이 증권사의 이익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대신증권이 부산2저축은행·중앙부산저축은행·도민저축은행을 품에 안으면서 종합금융그룹이 됐다. 지난 2016년 키움증권과 유안타금융그룹도 TS저축은행과 한신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증권사에 편입된 저축은행들은 자산을 꾸준히 늘리며 모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