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미국 증시에 성공한 쿠팡이 이달 말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선 때문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총수)’ 지정에서는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타 업체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유통업계,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5월1일 쿠팡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자산 5조원 이상 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원 이상 그룹은 상호순환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해 각종 규제를 적용한다. 5조원이 넘은 기업의 경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고 △대규모 내부거래, 최대주주 주식보유 및 변동현황 등 각종 공시 의무를 부과한다.
쿠팡의 총자산은 2019년 말 기준 3조616억원이나 물류센터 부지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5조원을 넘어서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은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인은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공정위가 동일인을 누구로 지정하느냐에 따라 특수관계인, 총수일가 사익편취 제재대상 회사가 바뀔 수도 있다.
공정위는 지배력을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동일인을 결정한다. 쿠팡의 실질적 오너는 창업자인 김 의장인데, 그는 쿠팡 지분 10.2%를 갖고 있으며 차등의결권을 적용할 경우 76.7%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국적이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법인을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사례는 전혀 없어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동일인을 맡는 포스코나 KT처럼 법인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외국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면서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공정거래법 23조 7항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규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23조 7항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품, 부동산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특수관계인의 일환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총수없는 집단 지정은 농협, KT, S-Oil, 대우조선해양, KT&G, 대우건설 등 전신이 공기업 등으로 총수가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 의장처럼 실질적 지배자가 외국인이란 이유로 총수없는 대기업이 된 경우는 없어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 지정 기업에 들어간 네이버와 카카오에 경우 공정위가 네이버의 요청에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동일인으로 직권으로 지정한 바 있고, 카카오도 김범수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