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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원픽' 보험주는 DB손보

올 들어 최초·최대 매입...'5% 이상' 투자자 감소 속 5.75% 보유
높은 수익성·DB그룹 효자 역할이 투자 매력으로 부각

 

[FETV=권지현 기자] 국내 증시의 '큰 손'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첫 보험주로 'DB손해보험'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특히 '최초·최대' 매입이라 더욱 눈에 띈다. DB손보가 낮은 손해율에 기초해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수년째 DB그룹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점 등이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3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앤리서치컴퍼니(이하 피델리티)는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두 달에 걸쳐 DB손보 주식을 꾸준히 장내매수했다. 피델리티가 DB손보의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지분율은 5.75%(407만477주)이며, 30일 종가(4만6500원) 기준으로 약 1893억원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피델리티가 사들인 DB손보의 주식 규모다. 피델리티는 지난달 수차례에 걸쳐 DB손보 지분 5.04%(356만7189주)를 확보해 한 달 내에 단숨에 5%를 넘어섰다. 2월 26일 종가가 주당 4만14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달에만 약 1477억원 상당을 쏟아부은 셈이다.

 

 

피델리티의 DB손보 지분율은 올 들어 국내 금융사들과 전략적 투자 관계를 모색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에서는 5% 이상 주식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를 모시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은 블랙룩, JP모건이 전부다.

 

올해 피델리티의 DB손보 매입 행보는 지난 연말 현대해상 매도 행보와 비교된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11월 현대해상 지분 4.45%(398만711주)를 팔아 치웠다. 작년 11월 30일 종가(2만2300원) 기준 약 888억원에 달한다. 이에 피델리티의 현대해상 지분율은 8.75%에서 4.3%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피델리티가 DB손보를 선택한 것은 '순익' 상승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DB손보는 50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3727억원)보다 34.7%(1295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사들이 18.1% 순익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DB손보의 성장률은 눈에 띈다.

 

DB손보의 순익 상승은 상대적으로 낮은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덕분에 가능했다. 작년 말 기준 DB손보의 손해율은 83.9%로 삼성화재(84.7%), 현대해상(86.1%)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보다 낮다. 특히 손해보험업계의 고질적인 수익 악화 요인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경쟁사보다 낮다. 지난해 말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각각 87.9%, 87.3%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DB손보는 장기 위험손해율 역시 손보 상위사 중 낮은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DB손보가 DB그룹의 '효자'인 점도 피델리티의 투자를 불러왔을 것으로 보인다. DB손보는 DB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지난해에도 DB손보는 20조원대 매출, 73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같은 기간 DB금융투자가 1조5903억원 매출과 1366억원 영업이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그룹 '맏형'인 DB손보가 더욱 눈에 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취임한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금융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DB손보의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DB손보는 상장된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어 업계에서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김남호 회장도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취임해 초반에 우려가 나온 것과 달리 안정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현재의 DB손보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