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윤섭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유흥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경쟁을 이어온 주류업계 라이벌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올해 연초부터 신제품 출시에 나서는 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오비맥주는 연초 한맥에 이어 대표 제품 카스를 리뉴얼한 ‘올뉴카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왕좌 수성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하이트진로 테라가 지난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올뉴카스와 한맥을 앞세운 오비맥주와 테라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경쟁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오비맥주 왕좌 수성 위해 카스 리뉴얼 '올뉴카스' 출시=오비맥주는 지난 12일 대표제품 카스를 리뉴얼한 ‘올 뉴 카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올 뉴 카스’는 완벽한 맥주 음용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오비맥주의 의지에서 탄생했다.
오비맥주는 이번 카스 리뉴얼에 디자인뿐 아니라 원재료, 공법 등 맥주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소비자 트렌드를 만족시킬 혁신적 변화를 도입했다. 우선 올 뉴 카스는 투명병을 새롭게 도입하여 오늘날의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심플함’과 ‘투명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시각적으로도 생생하게 카스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맛에 있어서는 최상급의 정제 홉과 최적의 맥아 비율을 통해 가장 생생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했으며, 카스의 ‘콜드 브루’ 제조 공정에서도 완벽을 기했다. 또 0도씨에서 72시간의 저온 숙성을 통한 ‘품질 안정화’ 과정을 거쳐 양조장에서 갓 생산된 듯한 신선한 맛을 제공한다. 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도 카스가 소비자 만족을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혁신 중 하나다.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 온도센서가 밝은 파란색으로 변하며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동시에 “FRESH” 문구가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며 소비자들이 카스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오비맥주는 항상 사회와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왔다 면서 "이번 올 뉴 카스의 투명병 채택은 오비맥주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김종호 오비맥주 수석 브루마스터는 "27년간 사랑 받아온 카스를 변화하는 것은 매우 큰 결심이었다"면서 "그럼에도 더욱 맛있는 맥주, 신선함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올뉴카스를 선보이게 됐다. 맘껏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 뉴 카스는 3월 말부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판매가 시작되고 4월 중순부터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배하준 오비맥주 대표는 “지난해 어려운 시기에도 소비자 여러분 덕분에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 올 뉴 카스는 1위 자리에 결코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완벽을 추구하는 오비맥주의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다”며, “앞으로도 오비맥주와 카스 브랜드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에는 한맥을 출시하면서 맥주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코로나19라는 악재속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유흥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면서 추격하자 테라에 대항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셈이다.
한맥은 오비맥주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라거를 찾기 위해 시작한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한국적인 맛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이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쌀’을 함유, 보다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다. 특히 최상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자 지역 농부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 100% 국내산 고품질 쌀만을 사용한다. 한맥의 알코올 도수는 4.6도이다.
오비맥주는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를 위해 오비맥주 이천 공장에 위치한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에 대한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그 일환으로 오비맥주는 ‘한맥’ 개발 시 국내 최초로 출시 전 소비자 반응 테스트를 진행, 그 결과를 실제 제품에 적용했다.
◆영화배우 공유 앞세운 테라 맞서 ‘국민배우’ 이병헌 발탁=‘한맥’은 정식 출시와 함께 첫 광고 캠페인 모델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병헌을 발탁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배우 공유를 앞세워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정면승부를 택한 셈이다. 이병헌은 과거 하이트의 모델을 한 바 있는데 경쟁사의 모델을 발탁하지 않는 불문율을 깰 정도로 오비맥주의 성공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오비맥주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한국을 넘어 할리우드까지 사로잡은 대체 불가의 배우 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로 탄생한 ‘한맥’의 이미지에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 테라의 상징인 '초록병'을 차용해 맥주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희문 오비맥주 사장은 “오비맥주의 끊임없는 연구개발, 오랜 브루잉 노하우를 통해 탄생한 코리안 라거 ‘한맥’을 자랑스럽게 선보인다’며 “독일이나 벨기에, 체코 등 다양한 지역을 대표하는 라거는 단순한 맥주를 넘어 그 지역 자체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우리쌀에서 나오는 상쾌한 풍미가 일품인 ‘한맥’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K-라거’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테라 앞세운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점유율 40% 진입=오비맥주가 카스라는 맥주업계의 강력한 1위 브랜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한맥을 출시한 데에는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경이적인 성장세가 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청정라거' 콘셉트를 앞세워 지난 2019년 3월 첫 출시됐다. 출시 이후 100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고 지난해 10월 기준 약 13억병의 누적판매고를 기록하면서 하이트진로의 맥주잔혹사를 끊어냈다. 특히 테슬라(테라+참이슬)와 테진아(테라+진로)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해나갔고 맥주 시장 점유율에서 40%를 돌파하며 오비맥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정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점유율은 전년 대비 7%p 상승한 42%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에서 제품력을 기반으로 한 하이트진로의 점유율 상승세는 콘택트 시대 도래 시 가파른 실적 호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라의 상승세와 함께 하이트진로의 실적도 날개를 폈다. 코로나19로 유흥시설이 운영이 제한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됐음에도 실적이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해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이 2019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특히 테라 판매량이 105%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류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됐지만, 하이트진로는 가정 시장 23% 이상 등 전반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사회적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등 코로나19 타격을 직접 받은 유흥 시장 판매는 전체 시장 규모가 자체가 축소돼 약 4% 정도 하락했지만, 유흥의 주요 제품인 유흥 중병(500ml)의 판매는 2019년 대비 약 25% 상승했다.
이 중 테라는 어려운 유흥 시장 상황에도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2019년 대비 78% 판매량이 증가했다. 수도권, 핵심 상권은 물론 지방 상권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테라 유흥 중병(500ml) 기준 강원/충청 지역은 2019년 대비 87.9% 나 성장했으며, 부산, 울산 등의 지역 역시 85.2% 성장률을 기록했다.
◆ 맥주 외에도 발포주, 무알코올 음료도 맞대결 ‘후끈’=지난해 3분기 하이트진로 누적 영업이익은 1746억원. 전년 동기 대비 214.2% 급증한 수치다. 매출도 같은 기간 17.8% 늘어난 1조7397억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맥주뿐 아니라 발포주, 비알코올 음료에서도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지난 2017년 4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브랜드 '필라이트'는 라인업이 4종으로 늘었고 누적 판매량도 11억캔을 돌파했다. 오비맥주도 2019년 2월 '필굿'을 출시하고 가성비를 중요시 여기는 MZ세대를 공략해나가고 있다.
'제로 맥주'도 관심사다. 이 시장은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이 이끌어왔으나 오비맥주가 지난해 10월 알코올 도수 0.05%의 비알코올 음료 '카스0.0'을 출시하면서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하이트제로0.00의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했다.
그동안 무알콜 맥주 시장은 특정 소비층으로 인해 틈새시장에 불과했으나 코로나 사태 속 '홈술족' 수요가 늘며 시장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2019년보다 30% 이상 성장한 200억원으로 추정된다. 향후 주류 소비 주체가 무알콜 맥주를 선호하는 20대와 여성으로 옮겨갈 경우 5년 내에는 시장규모가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무알콜 맥주 시장은 '하이트제로 0.00'이 약 6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놓으며 무알콜 맥주 경쟁에 뛰어 들었고 최근에는 오비맥주가 '카스 0.0'를 출시하며 '3파전' 구도를 완성했다.
◆ 국내 주류 시장 코로나19로 홈술트렌드 확산…”가정시장 잡아야 산다”=코로나19로 유흥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에서도 주류업계가 치열한 경쟁일 이어가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류 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홈술'로 불리는 가정용 시장이 유흥시장을 추월하면서 새로운 대규모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올해 가정용 맥주 수요가 유흥시장용 수요를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유흥시장 대 가정시장은 5대5 정도로 봤지만, 올해 들어서 회식 수요가 감소하면서 4대6 정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기존 유흥 시장은 물론 가정용 시장의 판이 커지면서 주류업계의 마케팅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비맥주가 한국 맥주 시장의 왕좌를 지켜낼지 하이트진로가 점유율을 더 끌어올려 맥주 시장 왕좌에 도전할 지 올해 두 업체의 전략 대결이 주목된다.
가정 시장 역시, 홈술 문화 확산에 힘입어 23%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 120% 성장률을 기록한 테라는 가정 시장으로 대세감을 확산했다. 가정 시장은 수입맥주, 와인 등 다양한 주종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해 보면 더욱 값진 성과다. 시장 점유율 역시 성장세를 유지, 경쟁 브랜드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와 대비된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백신 보급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코로나19가 안정화되어 주류 시장이 회복되면 테라 등 맥주 부문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라는 변수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도 테라를 필두로 맥주 부문 전체가 성장했으며, 그 중 테라가 유흥 시장 78%, 가정 시장 120% 이상의 의미 있는 성장을 거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수도권, 주요 상권 중에서 지방 상권과 가정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여세를 몰아, 올해 시장 회복을 기점으로 맥주 시장 1위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비맥주 가격인상 단행...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도 올릴까=연초부터 식음료업계에 가격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류업계도 가격인상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우선 오비맥주는 선택적 가격 인상 조치를 단행하면서 총대를 멨다.
25일 오비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330㎖ 병과 생맥주(케그 20ℓ), 페트 1·1.6ℓ 가격을 1.36% 올린다. 카스프레시와 카스라이트 330㎖ 병은 845.97원에서 857.47원으로 11.50원, 케그는 3만430.45원에서 3만844.30원으로 413.85원 인상한다. 카프리 330㎖ 병은 1106.08원에서 1121.12원으로 15.04원 오른다.
발포주 '필굿' 가격도 조정한다. 500㎖ 캔은 677.28원에서 977.32원으로 300.04원, 1.6ℓ 페트는 1989.09원에서 2189.99원으로 200.90원 오른다. 인상률은 각각 44.3%, 10.1%다. 캔과 500㎖ 병, 신제품 '한맥'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가정 채널과 일반음식점에서 많이 팔리는 500㎖ 병과 캔 전 제품 가격은 동결했다.
가격 인상은 맥주 세율 상승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반출 또는 수입신고하는 맥주는 1ℓ당 4.1원 오른 834.4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세율 인상폭은 지난해 물가상승률 0.5%가 적용됐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세율 조정으로 일부 제품군 가격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점유율 1위 오비맥주가 먼저 가격을 올리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도 뒤따라 맥주 가격을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두 업체는 가격인상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먼저 나선만큼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두 업체에게는 오비맥주가 먼저 가격인상에 나선 게 고민을 덜어줬을 것”이라며 “맥주와 탁주의 세율 인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제품의 출고가와 소비자 가격인상 역시 예견된 수순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