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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쿠팡 美증시 성공에 이커머스 줄줄이 '상장' 희망가

쿠팡 11일 미국 증시 데뷔...첫날 공모가 대비 40% 급증
새벽배송 선구자 마켓컬리도 연내 상장 준비...“미국시장도 염두”
티몬도 하반기 상장 목표 지속...11번가,SSG닷컴도 관심

 

[FETV=김윤섭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거래액 27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1위 자리를 지킨 네이버쇼핑과 이마트의 협업 논의가 공식화된데 이어 16일에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의 예비 입찰이 예정돼있다. 하반기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티몬과 아마존과의 협업을 앞둔 11번가, 수장교체를 선언한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계가 어떠한 모습으로 재편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이베이코리아 16일 예비입찰 마감...롯데,카카오 2파전?=최근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16일 예비 입찰을 마감한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초 5조원으로 추정되는 높은 몸값과 쿠팡과 네이버 등 경쟁사에 비해 약하다고 평가받는 성장성 등을 이유로 매각에 대한 관심이 적을 것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여러 대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통해 5조원대의 '실탄'을 확보한 쿠팡을 비롯해 경쟁업체들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옥션을 인수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코리아는 2009년 당시 업계 1위 업체 인터파크로부터 G마켓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후 G9 등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 60%가 넘어서는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쿠팡과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과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업체들의 시장 참전,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유통업체들의 시장 확대 등으로 압도적이던 시장 지배력을 잃어 갔다. 이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이베이코리아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해 왔다. 지난 1월 이베이 본사가 "한국 사업을 위한 전략적 대안 모색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매각이 공론화됐다.

 

당시 이베이 측은 "주주를 위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매각을 포함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은 약 5조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000억원, 거래액만 20조 원에 달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유일하게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알짜' 매물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와 쿠팡(1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순간 쿠팡과 네이버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업체들은 예비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내부적으로 인수 득실을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까지도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인수에 소극적이었던 롯데는 통합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의 부진을 타개할 묘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여러 가능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증시 상장으로 약 5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쿠팡도 이베이코리아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2위 요기요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인수·합병(M&A)에 대해 "옳은 판단이라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안 하는 편"이라며 선을 그으면서 한발짝 물러난 상태다. 또 다른 후보였던 신세계그룹도 이마트가 네이버와 지분 교환 방식을 포함한 제휴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지분 교환 규모는 약 1천500억~2천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지분 교환이 이루어진다면 온·오프라인 판매, 오프라인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커머스 업계 내 완전체 모델을 완성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롯데쇼핑, 이커머스 혁신 박차...카카오 인수시 시너지 막강=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사실상 롯데그룹과 카카오의 이파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달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이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사업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타개책으로 고려할 수 있다.

 

롯데그룹 측은 공식적으론 "매각사로부터 투자설명서를 받았지만 인수를 검토중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롯데온이 생각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 역시 온라인쇼핑 후발 주자로서 경쟁 업체인 네이버와의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쿠팡과 비슷한 20조원 수준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나 쿠팡과 비슷한 규모로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27조원이었다.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국민 메신저 카카오를 활용하는 만큼 다른 기업보다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3조원을 웃도는 등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용자 수는 2173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를 포함할 경우 최대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증권가 전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연간 거래액은 25조원 규모로 단숨에 쿠팡을 소폭 상회해 네이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현재 보유 순현금은 약 3조원이며 자사주 2.8%를 포함하면 4조2천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막대한 트래픽과 최근 비즈보드를 통한 광고기능 활성화로 커머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판매자)가 많지 않아 거래액이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성공하면 기존에 등록된 판매 트래픽을 카카오 오픈마켓으로 연결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처럼 이베이코리아에 카카오페이, 금융서비스 등의 역량을 투입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테크핀 기업인 카카오의 기술력을 통해 유통, 판매까지 모든 절차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오프라인 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인수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온라인 사업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 새벽배송 선구자 마켓컬리 연내 상장 목표 공식화...티몬,11번가도 관심=쿠팡에 이어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상장 준비에 분주해졌다.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새벽 배송의 원조인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알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연내를 목표로 상장 준비에 들어간 것은 맞다.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빅플레이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여 올해 상장을 추진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김 대표가 인터뷰에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마켓컬리가 쿠팡처럼 올해 중 미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 달러(한화 1조원)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국내 '새벽배송'의 선구자다. '샛별배송'으로 불리는 새벽배송을 도입해 다른 곳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프리미엄' 상품으로 입소문을 탄 마켓컬리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신선식품 분야에서 국내 주요 유통업체 중 하나로 부상했다.

 

그 결과 2015년 29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2019년에 4289억원으로 불어났다. 적자도 매년 늘어나며 2019년 순손실 975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이달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몰 티몬도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한 이후 본격적인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상장전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티몬측은 PSA컨소시엄과 해외투자자, 주주들이 티몬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티몬이 초 단위, 분 단위로 특가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를 본격화하면서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각종 고객 지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의 제휴를 공식화한 11번가도 머지않아 상장 계획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1번가의 모기업인 SK텔레콤과 3천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 약정을 맺고 11번가에 투자하기로 했다.

 

11번가는 IPO 시기를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2018년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5년내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2023년까지는 상장을 해야하는 셈이다.

 

우선 11번가는 지난해 코로나19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이룬만큼 올해는 수익성과 외형성장을 같이 가져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또 아직까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아마존과의 협업을 시작하는 만큼 충분히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도 지난해 총거래액을 37% 늘리고 적자 폭도 줄이며 성장하고 있어 상장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 SSG닷컴 지난해 코로나19 무색한 성장세...3강체제 굳히기 나선다=SSG닷컴은 지난해 목표 거래액을 넘어서 4조원에 육박한 3조 9236억원으로 37% 신장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쓱닷컴은 쿠팡과 유사한 B2C(기업 대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향후 5년 내 일일 배송 물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살아남을 만한 상장 유통기업 기업으로는 이마트를 추천한다"고 분석하면서 기업가치를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체 중에서는 2위에 해당하며, 올해는 무난하게 거래액 5조 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쿠팡의 거래액 대비 승수 하단(1.4배) 대비 14.3% 추가 할인한 1.2배를 적용할 경우 정적 기업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SSG닷컴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더 치고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은 온·오프라인 협업 강화다. 온라인 기반만 갖춘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이마트라는 든든한 오프라인 파트너가 있는 SSG닷컴만의 강점이다. 신세계그룹도 이를 위해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우선 현재 110여 개인 PP(피킹&패킹)센터를 확대한다. 올해 리뉴얼에 돌입할 약 10여 개 점포에 PP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PP센터는 SSG닷컴에서 주문 받은 상품을 매장에서 선별해 포장·배송하는 방식을 말한다. 오프라인 이마트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PP센터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물류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신선한 상품을 바로 배송할 수 있다. 하루 처리하는 쓱닷컴의 물량은 13만 건인데 SSG닷컴은 올해 PP센터 캐파를 확대해 전체 캐파를 최소 14만건 이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 상장이 주는 의미' 보고서에서 "쿠팡 상장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은 전체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으며 본질적인 경쟁력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