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현호 기자]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이 1년 임기 연장을 보장 받았다. 잇따른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연임여부가 불투명해졌지만 취임 1년 만에 포스코건설을 180도 변화시킨 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한성희식(式) 체질개선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엘시티 리스크와 모기업 의존도는 풀어야할 숙제로 분류된다.

◆한성희號 1년 만에...플랜트·건축사업 모두 회복된 포스코건설=지난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30년 동안 ‘정통 포스코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성희 사장은 2019년 말,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수익성악화와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로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한 사장 취임 1년 만에 180도 다른 회사로 변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조7943억원, 영업이익은 37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 53.4% 이상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주요 건설사들이 충당금 설정을 통해 피해가 발생한 플랜트사업은 크게 개선됐다. 이 사업은 2019년, 63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올해에는 149억원을 벌어 흑자전환 됐다. 또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95%를 차지하는 건설사업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에만 21.3% 증가한 3589억원의 흑자를 올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률은 4.87%로 전년(3.23%) 대비 1.6% 이상 개선됐으며 부채비율은 136%에서 120%로 떨어졌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9년 마이너스(-) 47억원을 나타냈지만 지난해에는 9097억원을 벌어들이며 대폭 개선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높을수록 기업들은 차입을 하지 않은 채 부채를 상환할 수 있고 신규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시민단체로부터 ‘2019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혔지만 한성희 사장 취임 이후 사망사고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에서는 지난해 7월과 11월, 파주시 운정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와 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 건설현장에서 각각 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앞서, 한 사장은 2년 연속 `안전기원` 행사를 개최하며 안전경영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스크 커진 해운대 엘시티, 모기업 의존도는 숙제로=포스코건설의 누적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1조7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확보한 도시정비사업 일감은 총 2조7456억원으로 현대건설에 이어 2년 연속 2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부촌 1번지로 평가받는 서울 반포동에서 GS건설을 누르고 신반포21차 재건축 단지를 수주하며 강남 입상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부산시 해운대 엘시티 사업에 대한 충당금과 모기업인 포스코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한성희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분류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엘시티 복합개발사업에 대해 미청구공사액을 전년 대비 95% 증가한 1269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2019년 11월에 사업을 마무리 지었지만 아직도 리스크가 남아 있는 것이다. 미청구공사는 사업을 발주한 곳에 금액을 청구하지 못하는 '미수 채권'으로 회수가 어려운 자산으로 분류된다.
포스코건설은 또 관계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포스코를 비롯한 관계기업에서 올린 매출은 지난해 1조6949억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22%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6년(20.2%) 이후 4년 만에 20%를 넘긴 것으로 전년(12.9%) 대비 8.8% 늘어난 수치다. 특히 포스코에서 기록한 지난해 매출은 1조169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2% 이상 증가해 모기업 의존도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