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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 美상장 임박한 쿠팡 '로켓투자'로 이커머스 왕좌 노린다

쿠팡 지난해 거래액 20조원 돌파…네이버쇼핑 턱밑추격
성장률에서 네이버 압도…연내 거래액 1위 전망도
로켓프레시, 쿠팡플레이, 라이브 커머스 등 신사업 속도…m&a 가능성 제기

 

[FETV=김윤섭 기자]  미국 증시를 확정하면서 이커머스 업계를 넘어 국내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을 준 쿠팡의 상장이 이르면 11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희망 공모가를 최대 30달러로 산정하고 1억 2000만주를 기업공개해 최대 4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의 대규모의 투자금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쿠팡의 행보에 따라 업계 판도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美 증시 상장 이르면 11일...최대 4조원 조달=미국 뉴욕증권거래소는 1일(현지시각) 쿠팡의 최종 공모가 산정일이 10일 예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을 주관하는 미 증권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도이치뱅크, 미즈호 등 10곳이다. 또. 뉴욕증권거래소는 쿠팡이 희망 공모가를 27~30달러로 산정했으며, 기업공개(IPO) 대상 주식이 1억2000만주(신주 1억주+구주 2000만주)라고 밝혔다.

 

상장 주체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있는 한국 쿠팡의 모기업 본사인 쿠팡엘엘씨로, NYSE에서 'CPNG'이라는 약칭으로 거래될 계획이다. 쿠팡의 몸값은 IPO 추진 초기 30조원으로 평가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늘면서 한 달여 만에 평가액이 57조원으로 뛰었다.

 

이는 쿠팡이 2018년 사모 투자를 받을 때의 기업가치 평가액(90억달러)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며, 계획대로 IPO가 진행되면 쿠팡은 미 증시 역사상 4번째로 규모가 큰 아시아 기업의 IPO가 된다. 역대 1위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2014년에 기록한 250억달러 규모의 IPO다.

 

쿠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김 의장의 지분율도 공개했다. 상장 후 지분율은 비전펀드가 33.1%, 그린옥스 16.6%, 닐 메타 16.6%, 김 의장 10.2% 순이다. 아울러 김 의장은 일반 주식의 29배에 달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 B 주식 전량을 갖고 있어, 상장 후 76.7%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에 대한 위협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김 의장이 가진 주식 1주는 다른 사람이 가진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공동창업주들에게 일반 주식보다 20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등 미국에선 한국과 달리 의결권이 차등화된 여러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감한 투자 예고...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도 추진할까=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관심은 쿠팡의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 특히 쿠팡이 최근 배달앱, OTT, 신선식품 배송 등 신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업체들을 인수해 점유율을 단번에 확보할지가 관심사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올 8월까지 인수대상을 찾아야하는 요기요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배달의민족에 대항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에 대해 요기요 지분 100% 매각 조건부로 승인했다.

 

다만 요기요의 매각 시한이 올 상반기까지고 약 1조에서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높은 몸값은 부담이다. 또 딜리버리히어로 입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는 쿠팡에게 매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업계 관계자는 "DH가 치열한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인 쿠팡이나 네이버·카카오에 요기요를 팔진 않을 것"이라며 "자칫 배민의 1위 입지까지 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의 행보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약 5조원에 달하는 높은 몸값이지만 여전히 거래액 규모에서 쿠팡, 네이버와 함께 3강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안정성과 효율성을 증명했기 때문에 네이버와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쿠팡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38% 늘었다.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은 거래수수료 기반으로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픈마켓 사업자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공식화됐다"며 "별개의 플랫폼을 유지하되 해당 플랫폼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사업자는 쿠팡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이 연구원은 "쿠팡이 별개의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을 고취시킬 수 있는 힘은 풀필먼트 서비스로, 이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의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제대로 된 풀필먼트 서비스는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중에서는 물류 역량을 보유한 쿠팡만이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쿠팡 "인수합병 고려안해...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집중"=일단 쿠팡은 현재 고려하고 있는 인수합병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물류 인프라 확충과 로켓프레시, 쿠팡플레이 등의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상장 신청 서류에서 ""현재 우리의 자금 지출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성장을 위한 야심 찬 계획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총 5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방의 고른 발전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나라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앞으로 서울 외 지역 발전을 위해 인프라와 일자리 창출에 수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며 “앞서 8억7000만달러를 들여 7개 지역에 풀필먼트 센터를 짓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로켓 프레시, 쿠팡 이츠, 쿠팡 페이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도 항상 탐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달에는 132건에 달하는 특허를 출원하면서 전년대비 2배가 넘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4일 특허청에 따르면 쿠팡의 상표권 출원 건수는 올 들어 132건이다. 그 중 ‘쿠팡 원터치’, ‘쿠팡 원터치 페이’, ‘로켓 원터치 페이’, ‘로켓 원터치 결제’ 등 ‘원터치페이’와 ‘원터치결제’를 중심으로 한 상표권은 105건이다.

 

쿠팡은 작년 7월 20일 특허청에 출원했던 ‘쿠렌즈’, ‘쿠친구’, ‘쿠프렌즈’ 등의 상표권을 최근 등록했다. 해당 상표권을 사용하는 업무로는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서비스업 ▲IC칩이 내장된 신용카드 발행업 ▲구매대급 결제중개업 ▲보험업 등이 명시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휴마켓이다. ‘제휴마켓’을 사용하는 상품 목록에는 ▲RFID를 이용한 위치기반 재고관리용 송수신장치 ▲물류배송센터 운영업 ▲우편/화물운송 및 택배서비스업 ▲퀵서비스업체인업 등이 포함돼 있다. 운송차량 로고 디자인에 물류 관련 사업 내용으로, 풀필먼트 사업이 곧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풀필먼트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의 위탁을 받아 배송, 보관, 포장, 배송 등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의미한다. 또 지난해 말에는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특허 98건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는 주로 보안 강화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비밀키 생성 방법이나 속성 기반 암호화 방법, 바이패스 신호를 이용한 검사 코드 복호화, 사용자 인증서의 개인키 유출 탐지 등이다. 쿠팡측에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구체적 내용에 해서는 함구했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신사업 진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OTT 서비스를 위한 쿠팡플레이를 론칭했고 3조원 규모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에도 나설 전망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주도하는 배달앱 시장에서도 쿠팡이츠를 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쿠팡의 이름값을 확인시키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격과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으나, 최근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들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쇼핑 사업만 하기 때문에, 아마존이나 네이버에 비해 락인이 어렵다. 이번 인수는 콘텐츠 서비스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