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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클로즈업] 안전불감증 ‘덫’에 빠진 포스코 최정우

최정우 회장 연임 여부 결정짓는 주총 D-10, 최대주주 ‘국민연금’ 주목
수소·배터리 투트랙 노리는 포스코, 선장 잃으면 어쩌나 ‘노심초사’

[FETV=김현호 기자] 임기연장이 기정사실화됐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안전문제로 도마에 오르면서 이달 12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잇따라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압박하며 주주권 행사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전망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주된 이유다. 다만, 철강산업을 넘어 사업 전환을 위해 움직이는 포스코가 자칫 ‘선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성장동력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주총 D-10, 국민연금의 선택은=포스코는 오는 1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53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최대 관심사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다. 당초 지난해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가 최 회장의 연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면서 연임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지만 안전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코 포항, 광양제철소에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 명이 산재로 숨졌다.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지난 12월17일부터 3주간, 포항제철소 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331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엄중한 위반사항이 220건에 달해 책임자를 형사입건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연이은 사망사고에 국회는 지난달 22일, 사상 첫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하며 포스코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 노동자 안전에 있어 최대 리스크는 최정우 증인”이라고 했고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최 회장 취임 직후부터 재해사고가 폭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전관리 예산을 대규모로 투자했음에도 포스코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빈발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 회장은 “포항제철소는 여의도 3배, 광양제철소는 6배에 달한다”며 “노사가 합동으로 위험현장을 발굴하고 있는 상황이고 안전한 현장 만들어서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는 2018년부터 3년간 노후설비 교체, 밀폐공간 시설물 보완 등을 위해 1조3157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12월에도 향후 3년간 1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 연임의 ‘키’는 포스코의 지분을 11.17%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기업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고 정치권에서 이를 포스코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코드를 제대로 시행해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다.

 

 

◆수소·배터리 투트랙 노리는 포스코, “선장 잃으면 어떡하나”=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사업구조를 철강 비중을 줄여 수소와 배터리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양산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050년까지 수소생산량을 확대해 수소생태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2차 전지를 뜻하는 배터리는 전 세계 산업의 페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번 사용 이후 재사용이 불가능한 1차 전지에 비해 재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시 유상증자는 최 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 회장이 포스코케미칼 대표를 맡았던 2018년 당시, “배터리 소재 사업은 철강에 버금가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유상증자의 핵심은 시설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이었다. 5400억원을 투입해 양극재를 생산하는 광양 3~4공장에 사용하기로 했고 해외법인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약 15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2차 전지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용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리튬이온이 많이 나오는 양극재를 필요로 하며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 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수소환원제철소’ 설립을 위한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섰다. 최 회장은 이를 통해 오는 2050년까지 전체 매출에 절반에 달하는 30조원을 수소에서 확보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현재 7000t에 그치는 수소생산량을 호주와 중동 등 해외지역에서 그린수소 생산사업에 참여해 오는 2050년에는 500만t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경규제 강화라는 철강산업을 둘러싼 비우호적 외부환경 속에서도 친환경 제철공정 도입을 통해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