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전자


[클로즈업]'옥중경영' 시작하는 삼성 이재용...구속중에도 116조 투자 "이상무"

격리 끝내고 일반인 접견 시작하는 이재용 부회장, 옥중경영 본격화
현금 116조원 쌓인 삼성전자, ‘역대최대’…“의미 있는 M&A 가능성 커”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수할까…자동차 전동화 시장에 맞춰 시장규모 ↑
달아나는 TSMC, 대규모 투자 예고…고객 뺏길라 반도체 투자 가능성 ↑

[FETV=김현호 기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으로 구속수감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른 격리해제를 마치고 17일부터 일반인 접견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을 구치소로 불러 삼성의 주요 사업 현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수준의 현금을 보유 중인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수합병(M&A)과 반도체 공장 증설을 예고한 만큼 이 부회장의 격리해제 직후 공격적인 경영과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 격리 끝난 이재용, 금고에 현금만 116조원 방향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4주간의 격리를 마치고 일반 수용실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격리 당시에는 유리 칸막이로 막힌 공간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변호인 접견만 가능했지만 17일부터 일반인 면회도 가능해졌다.

 

경영진의 면회가 가능해지면서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공격적인 M&A를 시사했다. 당시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기존 산업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사업에서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설투자 확대와 의미 있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116조260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69년 설립 이후 최대 규모다. 현재 반도체 시장 전망이 우호적이고 갤럭시S21 판매 호조 등으로 삼성전자는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한 이후 굵직한 M&A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우려로 적극적인 투자에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에 대해 최윤호 사장은 “M&A 대상 기업을 신중히 검토해 왔고 준비했다”며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달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임직원들에 처음으로 옥중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삼성전자의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수급 불균형으로 반도체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업체는 마진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생산라인 증설을 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는 자동차 시장의 페러다임이 전동화로 옮겨 가면서 반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평균 200~300개 수준에 불과하고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규모는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등 전동화 시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오는 2040년 1500억~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생산에도 강점이 있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1992년 처음 도입된 8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통해 생산되지만 5나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12인치 웨이퍼는 최신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가운데 5나노 기술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내연기관 대비 탑재량이 10배 증가하는 전기 자율주행차 중심의 고부가 영역으로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달아나는 TSMC, 삼성전자 쫓아갈까=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TSMC는 올해 최대 280억 달러(약 30조8300억원)를 설비투자에 쏟아 붓겠다고 선언했다.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미 쏟아지는 주문으로 공장 가동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지만 더 많은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TSMC의 대규모 투자로 다급해졌다. 이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외주생산을 시사했고 고객으로 확보한 미국의 퀄컴과 엔비디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AMD 등의 생산물량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M&A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장신설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평택 3라인에 어떤 설비 라인을 구축할지 결정해야 하며 대규모 인센티브를 시사한 미국에도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공장 증설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인근에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향후 3나노로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오스틴에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월스트리트 저널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텍사스 또는 애리조나, 뉴욕에 170억 달러(약 18조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을 뉴스로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