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현호 기자] 취임 4년차를 맞이한 구광모 LG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뉴 LG’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와 체질개선을 시도했고 불필요한 사업부를 정리하며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구광모 회장의 믿음에 보답하듯 LG그룹의 4륜바퀴나 다름없는 CHED(화학•생활건강•전자•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모두 역대급 실적을 쌓아올렸다. 시장의 기대치도 갈수록 높아지면서 그룹 전체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역사 기록하는 ‘CHED', 사상 최대 실적 기록=그룹 NAV(자산가치)의 60%를 넘은 LG화학과 LG생활건강,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역사를 세우면서 모두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적자폭을 1조원 이상 줄이며 흑자 경영에 박차를 하고 있다.
그룹 NAV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LG화학은 30조5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매출은 전년대비 10% 성장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였으며 EBITDA(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도 사상 최대인 4조6000억원을 기록해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매출 7조8445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 당기순이익 81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 3.8%, 3.2% 증가한 것으로 16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성장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최소화시켜 전체 화장품 영업이익은 9647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9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LG전자도 역대급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을 통해 매출 63조2638억원, 영업이익은 3조1918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5%, 31% 늘어난 것으로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겼다.
LG디스플레이는 29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행했지만 전년 대비 적자 폭을 1조3000억원 이상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대세화와 POLED 사업기반 강화 등 주요 전략 과제의 성과가 점차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도 분위기 이어간다”…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조정=지난해 ‘CHED'의 주가는 실적개선과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모두 올랐다. 올해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이들 기업을 바라보는 눈높이를 높이기 시작해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시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첫 거래일 당시 31만4000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12월3일에는 84만6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3일에는 100만원을 돌파했고 14일에는 역사상 최고치인 101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른 시가 총액은 지난해 초 22조1659억원에서 221% 이상 증가한 71조2982억원까지 치솟았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145만원을 설정하며 “전지 사업부의 가치가 기존 대비 약 15조원 증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추진에 따른 전지 사업 가치 재평가에 주목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LG생활건강은 200만원까지 목표주가가 설정됐다. 화장품 부문은 판매량 호조가 기대되고 생활용품 부문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경쟁력과 이익 안정성 모두 비교 우위에 있다”며 적정주가를 200만원으로 유지했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와 적자사업 축소 움직임에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2월23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 보다 29.61% 상승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스마트폰(MC) 사업 철수 소식으로 지난 20일에는 12.84% 오른 16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 턴어라운드와 스마트폰 리스크 해소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MC 사업부의 손실을 제거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4조원을 상회할 수 있어 이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환골탈태’ 평가를 받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순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4분기 실적은 완벽한 서프라이즈였다”며 “1년 넘게 진행한 OLED 로의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예상 실적은 지난 10년 중 2017년 다음으로 좋다”며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104/art_1611811362959_6b59e7.jpg)
◆취임 3년 만에 몸집 부풀린 LG 구광모, 올해도 ‘청신호’=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이 지난 2018년 6월29일 취임할 당시 ‘CHED'의 시가총액은 65조4762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27일 종가기준 이들 기업의 가치는 60조원 이상 늘어난 126조529억원을 기록했다. 구 회장 취임 3년 만에 무려 93% 성장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장이 예정돼 있으며 기업가치는 100조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리스크를 덜어주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 LG전자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지주사 ㈜LG의 재평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LG는 그룹 계열사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 형태로 흡수되지 않으면서 NAV 반영률이 극도로 낮았다. 그룹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으면서 시장의 평가가 냉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계열사 효과를 누리면서 NAV 반영률이 0.6 수준으로 급등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의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으로 설정하며 “구광모 회장이 인수합병(M&A)에 관한 노출이 잦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며 “㈜LG의 순현금이 3분기 누적기준 1조8000억원 규모에 달해 신성장 관련 기업을 직접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