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104/art_16118024751374_f8d2df.jpg)
[FETV=김창수 기자] 국내 매출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회사는 200곳 수준으로 지난 1996년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지난해 매출 상위 1000곳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8년 대비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996년~2019년 사이 국내 매출 1000대기업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28일 밝혔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각 년도 매출 기준이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등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2020년은 반기 실적을 참고해 별도 전망치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상장사 1000곳의 1996년 영업이익 금액은 20조 원 수준이었다. 2000년에는 35조 원으로 높아졌고 2004년에는 70조 원대로 내실이 좋아졌다. 2010년에는 100조 원 수준까지 근접했다. 영업익 100조 원 시대를 본격 맞이한 것은 이로부터 지난 2017년에 와서다. 당시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은 129조 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더 높아졌다. 이 당시 영업익 규모는 138조 원으로 1996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 절정기인 1998년 당시 13조 원하던 영업익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내실이 튼튼해진 셈이다. 2018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10.7%로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10%대를 찍었다. 2018년 이전에는 지난 2004년 기록했던 9%가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2018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 영업이익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당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3조 원으로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 중 31.6%나 차지했다.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 포지션이 11%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외형보다 내실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1000대 상장사 당기손익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104/art_16118025048642_6a1b9a.jpg)
2018년과 달리 2019년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익은 전년보다 40% 정도 쪼그라진 78조 원으로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5.2%로 이전해 2018년 10.7%보다 크게 낮아졌다. 문제는 내실 경쟁력이 나빠진 상황에서 2020년 작년 한 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CXO연구소 측은 지난해 1000대 기업 영업익은 68조~73조 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근거는 작년 상반기 1000대 기업 영업익 규모를 통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살펴보니 1000대 기업 한 해 영업이익 내실 규모 증감 현황은 상반기(6개월) 때 올린 실적과 비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1000대 기업 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48.9조 원(2016년)→65.8조 원(17년)→75.7조 원(18년)→47.6조 원(19년) 수준으로 움직였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전년대비 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하다가 2019년에는 이전해보다 감소한 패턴을 보인 것이다.
반기 영업익 움직임과 비례해 실제 당해 연도 1000대 기업 영업이익도 89.5조 원(16년)→129조 원(17년)→138.2조 원(18년)→78.9조 원(19년)으로 반기 때 증감 패턴과 정확히 일치했다. 즉 1000대 기업에서 올린 반기 영업이익으로 당해연도 내실이 전년대비 오를지 내릴지를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작년 1000대 기업 상반기 영업이익을 조사해보니 44조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작년 한 해 1000대 기업 영업익을 별도 계산해보면 70조 원 수준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8년 기록한 영업익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진 수치다.
지난해에 1000대 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적자를 본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020년 상반기(1~6월) 때 1000대 기업에서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는 195곳이나 달했다. 작년 하반기에도 경영 실적이 더 좋지 않은 곳이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영업적자를 볼 기업은 200곳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는 지난 1996년 이후 최대치가 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IMF 외환위기 절정기인 1998년에 1000대 기업 중 187곳으로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숫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1998년 때보다 더 많은 기업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2010년에는 1000곳 중 91곳만 영업적자를 기록해 가장 적었다. 지난해 영업적자 기업 숫자는 2017년과 비교하면 배(倍)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이 감소하다 보니 지난 해 1000대 기업 당기순익도 40조 원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996년 이후 1000대 기업에서 올린 최고 당기순익은 지난 2017년에 기록한 106조 원이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년보다 5조 원 넘게 감소한 100조 원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에는 54조 원(반기 영업익 42조 원)으로 50조 원대로 순익이 크게 떨어졌다.
![[자료=한국CXO연구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10104/art_16118025405004_6b52ed.jpg)
흥미로운 점은 지난 1996년 이후 끝자리 년도가 3년, 8년으로 끝나는 5년을 주기로 당기순익이 이전해보다 감소하는 이른바 ‘3·8 징크스’가 깨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순익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더 적었다. 또 1997년(-5조 원) 대비 1998년(-23조 원), 2002년(32조 원) 대비 2003년(27조 원), 2007년(67조 원) 대비 2008년(39조 원), 2012년(60조 원) 대비 2013년(42조 원)에도 전년 대비 순익이 감소하는 징크스를 보였다. 향후 2023년에도 재계 3·8징크스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깨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한해 국내 1000대 기업 중 적자를 본 회사도 크게 늘고 내실도 이전보다 나빠진 곳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1000대 기업 중 일부 회사는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올 상반기에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어 비용을 최대한 줄여 생존을 모색하려는 몸부림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