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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잇단 자회사 자금투입...반전 카드는 ‘비은행·글로벌’

캐피탈 등에 총 5284억원 투자...해외법인 반등 기대

 

[FETV=유길연 기자] 기업은행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와 해외법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자회사인 IBK캐피탈에 10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입했다. 기업은행은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에도 같은 방식으로 각각 2000억원, 1500원을 지원했다. 유상증자로 투입된 금액은 모두 각 자회사의 사업자금으로 활용된다. 

 

작년 기업은행이 은행의 실적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전체 순익 감소 폭을 줄일 수 있었던 데에는 비은행 자회사들의 선전이 컸다. 주력 사업인 은행 부문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은 976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급감했다. 반면 전체 자회사 순익은 같은 기간 32.4% 급증한 293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기업은행 전체 순익(1조1778억원)은 13% 줄었다. 

 

자회사 실적 증대의 1등 공신은 IBK투자다. IBK투자의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3.8% 급증했다. 특히, 투자금융(IB) 수수료수익(446억원)이 51%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인 IBK투자는 중소기업의 코넥스·코스닥 상장 추진, 합병 등을 중심으로 주관 실적을 쌓은 결과다. 최대 자회사인 IBK캐피탈도 3분기 누적 순익으로 1년 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지원이 크게 늘었지만, 건전성 관리에 성공하면서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자금 투입을 통해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 속도를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IBK투자는 올해도 리테일·IB실적 중심으로 순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시중에 대규모로 풀린 자금으로 인한 증시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특히 IB성장세에 있어 자기자본 확대는 든든한 성장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IBK캐피탈도 벤처 부문 투자를 늘리는 등 올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IBK연금보험도 증자를 통해 업계 평균을 밑도는 지급여력비율(RBC)을 끌어올려 사업 확대에 나선다. 

 

글로벌 부문은 기업은행의 또 다른 반전 카드다. 기업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4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의 적자폭(-224억원)이 1년 전 대비 네 배 넘게 늘어난 탓이다. 해외법인의 부진으로 기업은행이 해외에서 거둔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의 총합도 20% 감소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경영 슬로건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을 선언한 만큼, 기업은행은 글로벌 부문에서 반전을 이뤄 낼 것을 다짐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인도네시아법인에 완료할 7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이를 위한 작업이다. 기업은행은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법인에 유상증자로 6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은 바 있다. 국내 은행업은 저금리, 과다 경쟁으로 인해 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글로벌 분야에서 약진이 필요하다. 

 

분위기는 좋다. 최근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모바일을 이용한 'e-뱅킹' 사업을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을 통해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에서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 확보를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미얀마 법인설립을 현지 당국으로부터 최종 승인받은 점도 향후 글로벌 성적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유상증자로 투입한 자금은 각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라며 "인도네시아법인에 대한 유상증자도 1분기 안에 완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