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중은행, 유가증권 이익 급증...새 수익원 부각

저금리로 3Q 채권 매매·평가익↑...상반기도 호조
내년 시장금리 상승 전망 우세...증가세 그칠수도

 

[FETV=유길연 기자] 4대 시중은행들이 사모펀드 사태로 비이자이익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가증권 이익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저금리 경향으로 채권 가치가 상승하자 이에 대한 평가·매매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유가증권 이익(연결기준)은 45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39억원)에 비해 72% 급증했다. 4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늘었다. 특히 하나은행은 작년 동기 대비 약 6배 가량 늘어난 1352억원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84%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 이익은 지분증권(주식), 채무증권(채권), 수익증권(펀드) 등의 매매를 통한 손익과 각 금융상품의 시세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다.

 

 

4대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이익은 상반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바 있다. 덕분에 은행들은 최근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이익의 감소를 만회는 분위기다. WM은 은행 수수료이익을 책임지는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 비이자이익 확보에 있어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신탁수수료이익은 462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 급감했다. 펀드판매 수수료이익도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은행은 일제히 줄었다. 

 

 

시중은행의 유가증권 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금리와 채권의 가치는 반비례 관계를 가진다. 주요 시중은행의 유가증권의 대부분은 국공채를 비롯한 채권으로 이뤄져 있다.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하자 전체 유가증권 이익도 늘었다. 

 

또 시중은행은 WM부문이 부진하자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가치가 올라간 채권을 적극적으로 팔아 매매이익도 크게 늘렸다. 이에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된 채권의 매매이익이 68% 급증했다. 유가증권 가운데 회계기준에 따라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부분은 가치변동으로 매매·평가이익이 발생하면 이는 당기순익으로 잡힌다. 하지만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구분된 유가증권은 매매·평가이익은 자본으로 바로 잡혀 당기 손익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된 채권의 경우 가치 변동이 크지 않아 이익 조작의 가능성이 적어 매도를 통한 이익은 당기순익에 더해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가운데 중요한 사업으로 유가증권 이익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가증권 이익이 시중은행 비이자이익 부문의 효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증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금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국고채 3년물은 1%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고채 3년물은 한 때 0.79%를 기록하는 등 올 상반기 동안 크게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오르면서 지난 2일 0.98%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장금리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경영 연구소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재정지출 확대를 예고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내년에 대규모 규모의 국채 발행 계획을 세운 상황이다"라며 "이에 내년 시장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와 연동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