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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지털 위안화 광폭행보...‘디지털 화폐’ 글로벌 이슈 부각

 

[FETV=유우진 기자]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광둥성 선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위조·보안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미국·캐나다·영국·일본·유럽연합(EU)·스웨덴·스위스 그리고 우리나라까지 디지털 화폐 사업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유럽 등 다른 선진국들보다 디지털 화폐 개발·발행에 가장 앞서있다. 인민망한국어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무창춘(穆長春) 중국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소장은 제2회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중에서 유통되는 실물 지폐 및 동전 등 현금 통화의 일부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화가 아닌 위안화의 디지털 형태”라고 소개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국제 무역·해외 거래 등에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우 샤오촨 전 인민은행 총재는 "디지털 위안화는 기존 기축통화인 달러를 저지하는 동시에 중국 내 소비 증가를 목표로 출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위안화는 현금 교체와 불법 자본 통제 등의 기능을 위해서 개발됐다. 오는 2022년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금이 이자가 없듯이 디지털 위안화도 이자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중국 중앙은행은 무료 디지털 위안화 가치 이동 시스템과 금융 인프라를 구축했다. 발행 기관에 유통 서비스 비용을 받지 않는 이유다. 시중은행 역시 개인 고객에게 디지털 위안화의 서비스료를 받지 않는다.

 

중국 중앙은행은 단순 결제 서비스에 스마트폰을 밀착시켜 돈을 송금하는 기술 등 새로운 방식의 금융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오프라인 결제란 단말기 두 대 모두 오프라인 상황에서 업무를 완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휴대전화 신호가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며 디지털 화폐 지갑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밀착시키면 계좌이체나 결제가 가능하다.

 

선전의 한 디지털 위안화 ‘훙바오’ 당첨자는 “인터넷 네트워킹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QR코드가 생성되지 않는데 NFC에 갖다 대기만 해도 바로 결제할 수 있어 무척 편리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인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에서 추첨 방식으로 시민 5만 명에게 200위안(3만4000원)씩 지급해 일주일간 지역 3000여개 상점에서 사용하도록 한 첫 대규모 디지털 위안화 테스트를 진행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선전뿐만 아니라 현재 베이징, 톈진, 상하이, 광저우, 충칭 등 주요 대도시를 포함한 28개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테스트할 예정이다.

 

민간이 수익을 내기 위해 개발한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같은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등은 지급 보증이 불가능한 반면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그 가치를 보장한다. 디지털 위안화를 쓰면 결제 정보는 인민은행이 보관하기 때문에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처럼 막강해진 소매 결제 시장 사업자의 영향력을 정부가 되찾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디지털 화폐의 등장으로 인해 위조·보안 문제도 풀어야하는 숙제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무창춘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소 소장은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서밋 기조연설에서 "현재 시장에 이미 가짜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이 출현했다"며 "지폐 시대와 마찬가지로 인민은행은 여전히 화폐 위조 방지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둘러싼 각국의 신(新)통화 각축전으로도 번지고 있다. 놀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디지털화폐 발행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디지털화폐 개발에 착수했다.

 

캐나다·영국·일본·유럽연합(EU)·스웨덴·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은 연초 디지털화폐 연구그룹을 구성해 머리를 맞댔다. 이중 스웨덴은 디지털화폐 ‘e크로나’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중국에 이어 가장 큰 보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디지털화폐 도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역시 내년부터 디지털화폐 테스트에 돌입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을 목표로 디지털 화폐가 상용화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가상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 화폐는 중국 다음으로 스웨덴이 앞서고 있다. 스웨덴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상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우리의 디지털 화폐 도입은 뒤처진 게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글로벌 무역 면에서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무역량이 크다”라며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무역 거래 시 사용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중국과 무역을 하는 타국가들은 수출할 때는 디지털 위안화로 팔고, 수입할 때는 디지털 위안화로 구매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디지털 위안화 비중이 어느 정도까지는 커지겠지만,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만큼 활성화될 것인가 하는 물음에는 중국을 뺀 제 3자들끼리 굳이 위안화로 거래할 요인이 있을까라는 견해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이 수수료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거래해주지 않고, '고객을 알아야 된다(Know Your Customer)'라는 말이 있는 만큼 거래 규모가 어느 금액 이상이면 거래 고객이 어떤 사람이고 왜 거래를 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신분증 및 관련 서류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외화 거래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위안화든 미국 달러든 미국 주도로 만든 자금세탁방지법이라는 굉장히 강력한 법에 따라 은행에 개인정보를 내놓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때 고객이 상대하는 은행이 나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고, 만약에 이용하면 그때는 고객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하지만 디지털 위안화는 거래 시 개인정보가 직접 중국 정부 산하 인민은행 서버로 들어가고, 중국이 이 정보를 달리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안 할 것이다”라고 신뢰 문제를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