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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TV=유길연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손충당금을 늘리면서 실적이 주춤했던 은행이 내년에는 시장금리 상승세를 타고 당기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1000억원)에 비해 12% 감소했다. 은행권의 순익이 줄어든 이유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줄어서가 아닌, 충당금을 크게 늘린 결과다. 3분기까지 누적 대손충당금(4조8000억원)은 이미 작년 한 해의 규모보다 1조원이 더 많다.
반면 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인 총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 늘어난 3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은행의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30조7000억원)이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약 1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기준금리는 사상 최초로 0%대로 접어들었다. 은행들의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순이자마진·NIM)은 올해 내내 하락했다. 작년 4분기 NIM은 1.48%였지만 올해 계속 하락하면서 3분기에는 1.40%로 0.08%포인트(p) 내려갔다.
은행이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대출자산 증가였다. 올해 은행은 코로나19 금융지원과 증시호황, 주택자금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가계·기업대출 모두 역대급 증가를 기록했다. 9월 말까지 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증가규모는 작년 한 해 규모에 비해 60조원 더 많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NIM이 오르면서 은행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대내외 조건은 내년 시장금리의 상승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재정지출 확대를 예고하고 있어 미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로 인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의 경우, 정부는 올해 코로나19 지원정책으로 정부가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했고, 내년에도 173조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시장금리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장금리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대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장금리의 상승은 은행의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이는 NIM의 오름세로 이어진다. 대출자산의 성장세는 내년에는 평년 수준으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되지만, 올해 이미 대출자산이 크게 늘었다. 이에 급격히 불어난 대출자산과 함께 NIM 상승으로 내년 은행의 이자이익은 또 다시 ‘불패신화’를 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어 내년에도 은행 실적에 있어 충당금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은행의 역대급 건전성 지표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거론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원금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 정책이 내년 3월에 종료된다. 이에 내년 2분기부터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4분기에도 내년을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로 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이자지급 유예 신청 대출의 원금은 약 3조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4대 시중은행으로 좁혀보면 이자유예 대출은 약 1조5000억원 정도로 전체 원화대출채권 규모의 0.15%에 그쳤다. 이에 내년 충당금 증가는 보수적으로 평가하더라도 올해 규모보다 최대 7% 가량 늘어나는데 그쳐 전체 실적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는 대출성장률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NIM은 거의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행 이자이익은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손충당금도 최대 7% 정도 증가에 그쳐 총영업이익 증가 규모만으로도 충당금 증가분을 상쇄해 은행의 순익은 4%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