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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Pick]코로나19發 유통업 지각변동...온·오프라인 융합형 빅커머스 가속화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자산 규모 9조원 초대형기업 탄생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2025년 취급액 25조원 목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온라인’ SSG닷컴 겸직...“시너지 확대”
CJ·네이버, 이랜드·카카오 등 IT기업과 협업 활발...“활로 모색”

 

[FETV=김윤섭 기자] 올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가 유통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이커머스 업체를 필두로 하는 온라인 쇼핑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이에 유통업체들도 합병, 대표 겸직, 지분 교환 등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을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자산 규모 9조원 초대형기업 탄생=대한민국 유통업계의 판도를 뒤흔들만한 기업이 10일 탄생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한 것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합병비율은 ‘1대 4.22주’로서 GS홈쇼핑 주식 1주 당 GS리테일의 신주 4.22주가 배정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양사의 이사회는 11월10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의 합병 안건을 출석이사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와 내년 5월경 개최될 예정인 양사의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 결정은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백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이 탄생한다.

 

GS리테일이 전국 1만5000개 이상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GS홈쇼핑이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함께 18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두 회사의 결합은 국내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를 보유한 사업자의 탄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산 규모로는 롯데쇼핑(33조원)이, 연간 매출액은 이마트(19조원), 거래액은 네이버쇼핑, 쿠팡(20조~17조원) 등이 선두권으로 거론되지만, 합병법인 GS리테일의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투자여력도 충분한 점을 감안할때 수년 내 모든 지표에서 유통업계 최강자를 노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출 것으로 평가된다.

 

◆ "서로 다른 강점 통해 약점 보완…시너지 효과"=이번 합병은 양사가 가진 구매력(바잉파워)과 판매력(세일즈파워)를 극대화한다는 점뿐 아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에서 각기 다른 핵심역량을 가진 두 회사가 서로의 고민을 해결하고 성장의 돌파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5000여개 GS25 편의점을 비롯해 슈퍼마켓(GS더프레시 320여개), 호텔(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등 6개) 등을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다. 적극적인 개점 확대를 통해 최근 5년새 평균 10%의 고성장을 이뤘지만, 점포수 정체와 경쟁격화, 비대면 소비 확산 등에 따라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GS홈쇼핑은 국내 최초이자 유통업계 1위 TV홈쇼핑 회사로서 TV시청인구의 감소에 따라 일찌감치 모바일 커머스로의 사업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지만, 대규모 외국계 자본과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대형 사업자들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자 대응책과 신성장 동력 찾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합병으로 새로 탄생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GS리테일이 보유한 전국적인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통해 TV홈쇼핑과 모바일커머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하고, 로얄고객 확보 및 상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 전략의 실행을 통해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2020년 기준 연간 취급액 예상치인 15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그림이다. 특히,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통합에 집중하여 현재 2.8조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의 취급액을 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두 회사는 밸류 넘버원이라는 GS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어느 때 보다 경영환경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시기, 두 회사의 사업역량을 한데 모아 더 큰 고객 가치를 만드는 일에 함께 매진하자”고 밝혔다.

 

◆ 네이버·CJ,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겸직...온오프라인 협업 대세=최근 코로나19 속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협업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온라인쇼핑몰의 대표격인 아마존이 아마존고, 아마존프레시, 홀푸드 같은 오프라인 점포로 확장하고있고, 네이버와 CJ간의 협력, 쿠팡이 대규모 물류배송 인프라와 결합한 서비스로 차별화를 이루는 등의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진행한 이마트부문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온라인 사업인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했다. 오프라인 점포만으로는 코로나 국면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또 온오프라인 시너지가 중요해진 시기인 만큼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을 하기위해서 의사결정 라인을 집중해야할 필요성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SSG닷컴이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온라인 스토어를 열고 9개 브랜드의 상품 판매를 시작한 점도 신세계그룹이 향후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통기업 이랜드와 카카오도 기술 협업을 맺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양사 플랫폼과 데이터 연동을 통한 유저의 커머스 경험 강화 △카카오 챗봇 기술 협업을 통한 이랜드 그룹 전체 ‘챗봇커머스’ 적용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최형욱 이랜드그룹 최고 전략 책임자는 “이미 온라인 쇼핑 시장은 메신저나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한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번 양사 협약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개념 커머스 플랫폼을 함께 개척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공룡인 CJ도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네이버쇼핑과 CJ대한통운의 제휴를 뛰어넘어 지분교환을 통해 동맹수준의 관계를 맺었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달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CJ그룹이 네이버의 자사주 1.28%(6000억원)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85%(3000억원) ▲CJ ENM 자사주 4.99%(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500억원)를 갖는 구조다.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은 “이번 제휴는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두 기업이 만나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만남을 두고 서로간의 최적의 파트너를 찾았다는 평가와 함께 단순한 제휴가 아닌 동맹, 혈맹을 맺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다른 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한 사례 중 최대 금액인 데다, CJ그룹이 국내 대기업과 상호 지분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를 교환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지만, 규모는 5000억원에 머물렀다. 네이버와 CJ는 지난 4월부터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동맹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CJ그룹은 이번 동맹으로 약점으로 꼽혔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그룹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게됐다. 특히 콘텐츠 강자로 꼽히는 CJ ENM과 플랫폼 공룡 네이버와의 만남은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CJ제일제당(식품)·CJ대한통운(물류)·CJ ENM(미디어) 등 3대 주력 계열사를 중심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현 회장은 월드베스트 전략을 선포하며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그룹의 외형성장에 힘을 쓰던 전략에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략으로 궤도를 변경해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호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다.

 

 

◆ 유통업계 1위 롯데 ‘롯데온’통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확대=국내 유통업계 자산규모 1위인 롯데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너지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약 2년여간의 준비 끝에 론칭한 롯데온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온은 지난 4월 28일 출범한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다. 2018년 롯데그룹이 온라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며 이뤄 낸 결과물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통해 전국 1만5000여개의 방대한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경계가 없는 쇼핑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면서 “앞으로도 합병, 협업 등 여러 방식으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