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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뷰] 빈대인 부산은행장 '1등 굳히기' 진두지휘

 

 

[FETV=박신진 기자]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이 '고객중심, 지역중심'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뛰고 있다.

 

BNK금융지주의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빈 행장은 지역경제 살리기와 적극적인 사회공헌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화'에도 박차를 가해 '1등 지방은행' 위치를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 '모범생' 실력으로 정상에 서다

 

빈 행장은 1960년 경남 남해 출생으로 동래원예고,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비서팀장과 경영혁신부장, 인사부장, 사상공단지점장,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영업본부 부행장보,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 미래채널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4월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구속된 사건으로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일하다 그해 9월 14일 부산은행장으로 취임했다. 

 

빈 행장은 '부산상고-동아대' 출신이 주류인 부산은행 내부에서 학연과 지연 없이 고위직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뛰어난 업무능력과 함께 '모범생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닌 빈 행장은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한편 직원들의 퇴근을 위한 PC자동종료 등 '워라밸'에도 신경썼다. 그 성과로 작년 부산시가 주최한 '워라밸 최고경영자(CEO)'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CEO와 함께하는 이심전심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며 후배들의 신망을 받고 있다.

 

● 혼란 속 행장 취임...'고객중심' 선포

 

빈 행장은 BNK금융의 주가조작 혐의로 인해 어지러운 상황에서 부산은행 수장에 올랐다. 지난 2017년 BNK금융은 은행 계열사를 통해 지역 건설사 10여 곳에 돈을 빌려주면서 일부 금액으로 BNK금융 주식을 사도록 했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이에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가를 끌어올려 자금조달액을 늘렸다는 혐의로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구속됐다.

 

BNK금융은 성 전 회장의 보석 신청이 기각될 때까지 새 회장 및 부산은행장 선임을 미루다 그해 7월 조직 쇄신을 위해 BNK금융 회장과 부산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당시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빈 행장이 부산은행 지휘봉을 잡게 됐다. 

 

행장이 된 이후에도 부산은행의 몇 차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2018년 초 과거 부산은행 채용 과정에서의 비리 사실이 몇 차례 드러나 이 일로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이 구속됐다. 2018년 4월에는 엘시티 특혜대출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이장호 전 부산은행장은 엘시티 개발사업에서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빈 행장은 이처럼 부산은행의 실추된 신뢰와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고객중심을 핵심 경영 가치로 내걸었다. 부산은행의 사업 전반을 지역사회에 더 뿌리를 내리는 한편 금융시스템과 서비스는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해 지역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역경제 살리기 앞장

 

빈 행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사회 공헌활동으로 정했다. 은행장 직속 경영혁신 조직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맞는 부산은행만의 특색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에 부산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금액은 지난 2016년 276억에서 작년 43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당기순익의 11% 이상을 사회공헌비로 지출한 결과다. 

 

지난해 10월에는 재단법인 부산형 사회연대기금 설립에 10억원을 출연했다. 해당 재단은 경제적 취약계층 지원 사업, 소상공인 활성화 사업, 일자리창출과 청년 취업 지원, 사회적 기업 발굴 육성 사업 등 부산지역의 사회적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한다. 은행 임직원이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하고 해당 금액만큼 은행이 매칭하는 방식으로 매달 1억원을 추가로 출연한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기를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통시장 캠페인을 실시해 지역 전통시장에서 총 1억7000만원 어치의 물품을 구입하고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8억원 상당의 재래시장상품권도 구매하는 등 지역경기에 힘쓰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해 부산은행 소유의 부동산에 임차중인지역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오는 12월까지 50%를 감면을 실시하고 있다.

 

● 높은 '디지털' 이해 바탕 위 모바일앱 성장 이끌다

 

빈 행장은 과거 미래채널본부장과 신금융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디지털 기술에 관련한 이해도가 높아 부산은행 모바일앱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 행장은 미래채널본부장 시절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후 은행장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부산은행이 출시한 모바일앱 ‘썸뱅크’의 가입자가 3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해 능력을 입증했다. 다른 은행앱이 기존 가입자를 위한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것과 달리 이용자가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통장개설이 가능한 부분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또 빈 행장은 썸뱅크의 디지털 기술력 강화와 핀테크 서비스 접목을 비롯해 비바리퍼블리카, KT, LG유플러스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업과도 협력했다.

 

적극적인 디지털화를 앞세워 빈 행장은 2017년 3위에 머물던 부산은행 순이익을 2018년 3467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지방은행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3분기 누적순익도 2577억원으로 지방은행 실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남은 임기 동안 실적 회복이 과제 

 

부산은행은 올해 지방은행 순익 1위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 감소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3분기 당기순익은 257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6% 급감했다. 특히 경비차감 전 영업이익(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합)이 같은 기간 3.3% 감소한 점이 아쉽다는 평가다. 이자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NIM)이 작년 4분기에 비해 0.14%포인트(p) 하락한 가운데 대출자산을 상대적으로 크게 늘리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부산은행의 9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43조319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4.2%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은 7.3%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부산 지역의 경기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적극적인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과 함께 디지털화 등 적극적인 신사업 개척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 행장의 구원투수로서의 능력이 다시 한 번 발휘돼야할 시점이다. 빈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