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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인물 투데이] 정의선의 땀과 꿈 그리고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고객, 인류, 미래, 나눔” 그룹 지향점 제시
그룹 생존 걸린 미래차 시장, 전기차·수소차 '두 마리 토끼' 잡는다

[FETV=김현호 기자]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2년1개월 만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담아내는 첫 메시지를 통해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을 완성차 업계를 넘어선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으며 특히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친환경차 시장은 정의선 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밑그림 그리는 정의선 회장=타도(打倒) 테슬라를 외치는 정의선 회장은 2021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설계되는 자체 전기차를 생산해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 출시해 100만대 이상의 판매와 점유율은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지난 6월과 7월, 배터리 3사를 보유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만나 ‘K-배터리 동맹’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기차의 핵심이 되는 배터리는 자체 공급하기가 부담스러운 부품으로 원활한 공급을 위해 합작사 설립이 유력한 상황이다. 실제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4년,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하고 있는 테슬라는 압도적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근 미국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테슬라의 내년 판매 규모는 8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2.5배에 달하는 판매량 증진이 이뤄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가격을 현재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에 40%에 달하기 때문에 배터리 원가 절감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25년까지 875억 달러(약 104조원)가 투자되는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는 회사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GMP가 적용되면 20분 충천 후 4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내년에 출시가 예정된 아이오닉 5는 완전 충전이 이뤄질 경우 최대 주행거리는 540km까지 예상된다. 이는 전기차 경쟁 차량인 테슬라의 모델3(Model 3)와 르노의 조에(Zoe)의 주행능력보다 앞선 것이다.

 

김민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이오닉 5는 다른 모델보다 가격 대비 항속거리가 월등하고 항속거리를 가격으로 비교해도 효율성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1회 완전 충전 시 540km를 주행할 수 있는 72kWh 용량의 배터리를 15분 동안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소시장 선도하는 정의선, 악재 딛고 수소차 날개 달까?=정부가 3대 전략투자 분야로 분류한 수소시장은 연평균 6%씩 성장해 2050년이면 2조5000억 달러(약 3001조2500억원)의 매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회장은 30여 곳의 완성차 업계와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을 맡으며 수소시장 개척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수소차 시장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 FCEV’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고 2018년에는 넥쏘를 선보이며 1회 충전으로 최대 609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며 세계 ‘최장’ 주행거리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연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FCEV, 이하 수소차)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선박과 철도,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연 20만개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수소트럭시장은 현대차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을 상용화했고 올해 7월에는 대형 수소트럭인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수출해 수소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출을 발표한 이후 “북미 상용차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숨기지 않았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트레일러 등 일부 라인업을 보강해 미국 수소상용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의선 회장은 14일 회장 취임 이후 온라인 취임사를 통해 인류라는 단어를 7번 언급하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99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회장 취임 당시 ‘기술력’을 강조했던 아버지와 차별화된 메시지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그룹의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