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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숫자로 말한다"...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에 쏠린 눈

금융그룹 최초 디지털 실적 공개...상반기 이어 3분기 성장 전망
핀테크기업 공세 '디지털전환' 가속도로 대응...시장선점 주도

 

[FETV=유길연 기자] 이달 말 주요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한금융그룹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올 상반기에 이어 '디지털'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디지털 부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금융이 디지털채널을 통해 거둔 영업수익은 83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60억원)에 비해 26.6% 급증했다. 계열사 별로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1320억원의 디지털 영업수익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대비 두배 넘게(105.3%) 늘었다. 최대 계열사인 신한은행(1590억원)도 같은 기간 20.4% 증가했다. 신한카드(4940억원)가 17.7% 늘었고 신한생명(120억원), 오렌지라이프(330억원)도 각각 17.4%, 11.8% 증가했다. 

 

수익 증가와 함께 디지털 채널을 통한 자산의 비중도 커졌다. 올 상반기 전제 여신에서 디지털 채널을 거친 부분의 비중은 50.6%로 작년 말(46.7%) 대비 약 4%포인트(p) 상승했다. 디지털 수신·외환 비중도 같은 기간 각각 약 4%p, 5.6%p 올랐다. 신한은행의 통합자산조회서비스인 ‘MY'자산의 이용 고객은 작년 말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현재 디지털 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금융그룹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디지털화의 진행 상황을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향후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겠다는 조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들이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경영전략은 ‘디지털전환’이다. 네이버, 다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 핀테크 기업들은 디지털로 무장해 은행과 같이 기존의 금융사들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석으로 무장해 대출, 결제, 금융상품 가입 등 금융거래의 편의성·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거대 금융그룹들은 디지털전환을 빠른시일 내에 이뤄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도전을 막아내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그룹들은 열띤 구호와 달리 정작 디지털화를 통해 얼마의 실적을 내고 있는지 알리는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떤 그룹이 디지털 전환에 앞서 있는지 투자자들은 알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딩금융’인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는 조 회장이 가장 먼저 디지털전환의 ‘블랙박스’를 공개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3분기에도 디지털 영업수익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만 500건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지털화 주요 사업에 있어 굵직한 성과도 남기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지난 5월 시범운영에 돌입한 금융 분야 데이터거래소에 업로드된 데이터 가운데 인기있는 데이터 공급 기업 1,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조 회장은 연임이 결정된 후 그룹 전체가 디지털 금융사가 되기 위한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올해 도입한 디지털 후견인 제도에서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 제도는 디지털 핵심기술을 각 그룹사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조 회장은 담당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디지털 핵심기술에 있어 협업과제 발굴, 사업성 점검 등을 직접 챙기도록 했다. 이에 따라 AI 분야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직접 담당한다. 빅데이터 분야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디지털 후견인을 맡았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7월 말 ‘하반기 신한경영포럼’에서는 계열사 CEO 선임에 있어 ‘디지털 리더십’을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디지털 리더십이란 디지털 기술과 트렌드 흐름을 이해하고 조직원의 참여를 유도해 성공적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라고 정의했다. 평가항목은 디지털 이해도·비전 제시·조직문화·인재육성·가치 창출 등이다.

 

지난 8월에는 디지털 전략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대상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했다. 신한금융이 추진하는 디지털화 작업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 추진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간담회에서 신한금융은 주요 디지털 기술로 활용하고 있는 빅데이터, AI, 블럭체인 등 신기술의 개념과 기술의 특징, 하위 기술용어 등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실적 공개는 정확한 지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한금융의 디지털화 진전 정도를 알리고 경영전략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신한금융은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디지털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