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유통


[CEO 리뷰]앤토니 마티네즈 대표, 한국맥도날드 자존심 되찾는다

2000년 호주서 맥도날드 크루로 경력 시작 20년만 대표 취임
2월 부임 후 버거 품질 향상 집중...4월까지 누적 매출 9% 증가
코로나19 속 DT매장 이용객 급증...DT매장 전환 승부수 통했다
“모든 의사 결정의 시작과 끝은 고객...니즈에 부응하겠다”

[FETV=김윤섭 기자] 지난 2000년 호주 맥도날드의 크루로 경력을 시작한 어린 소년이 20년만에 한국 법인의 대표로 나타났다. 그는 바로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다. 마티네즈의 첫 미션은 한국맥도날드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올해 2월 지휘봉을 잡은 뒤 ‘베스트버거’ 전략을 내세우며 버거 품질 향상을 추진했다. 베스트 버거는 식재료와 조리 프로세스, 조리기구 등 전반적인 조리과정을 개선해 최고의 버거를 만들자는 맥도날드의 이니셔티브 슬로건이다. 그 결과 대표 취임 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엔 "맥도날드 버거 번(빵)의 윤기가 달라졌다", "패티의 육즙이 이전과 다르다" 등 다양한 호평이 쏟아졌다.

 

마티네즈 대표는 철저한 맥도날드맨이다. 그는 2000년 호주 빅토리아주 맥도날드에서 크루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08년 호주 디킨 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멜버른 맥도날드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호주 남부지역 레스토랑 개발 총괄 디렉터로 근무했다.

 

마티네즈 대표 취임 후 맥도날드는  빅맥, 쿼터파운더치즈, 치즈버거 등 맥도날드 인기 메뉴를 중심으로 ▲패티 굽는 방식 ▲소스 ▲빵(햄버거 번)에 큰 변화를 줬다. 기본부터 다시 챙긴다는 의미다. 우선 패티는 양파를 그릴에 함께 구워 육즙과 풍미를 더 끌어올렸다. 또 한 번에 8장씩 굽는 방식에서 4장 씩 굽는 방식으로 바꿨다.

 

소스는 뿌리는 기계에 변화를 줬다. 기존 기계가 노즐식으로 분사해 한 쪽으로 쏠렸던 반면, 이번엔 '소스 건'을 활용해 일정량의 소스를 패티에 자동으로 뿌릴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버거 특유의 풍부한 맛을 살리기 위해 소스 양도 좀 더 늘렸다.

 

여기에 햄버거 번을 구워내는 방식도 손님에게 내놓기 전 살짝 구워내는 방식을 택해 빵의 풍미를 더 끌어올렸다. 또 지난달 말부터 일부 버거에 사용되는 햄버거 번도 교체했다. 베스트 버거 전략과 동시에 수익성이 낮은 프리미엄 버거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량이 지지부진하자 단종시키는 등 수익성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번 메뉴 개편 시기가 올 초 한국맥도날드 수장이 교체된 것과 맞물리자, 신임 사장 효과 덕분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조주연 전 대표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경영해왔다면 호주 출신인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메뉴 품질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마티네즈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어려웠지만, 베스트 버거 도입과 고객 편의성을 높인 플랫폼 구축을 바탕으로 매출 9%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2년간 한국맥도날드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신 한국 고객들에게 최고의 버거를 선보인다는 목표로 베스트 버거를 도입했는데, 고객들이 빠르게 변화를 알아보고 긍정적 피드백을 보내주셨다. 감사하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외식산업 전반에 침체가 지속된 가운데서도, 맥도날드의 비대면 마케팅인 ‘맥드라이브’와 ‘맥딜리버리’를 강화하면서 코로나19에도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앤토니 대표는 코로나 이슈에 맞춰 대표 아침메뉴인 ‘맥모닝’의 배달 서비스를 맥딜리버리 뿐만 아니라,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까지 확대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집중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한 달간 맥드라이브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했고, 인당 평균 구매액도 15% 늘었다. 또, 3월에 비대면 서비스로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한국맥도날드의 이러한 성과가 반가운 것은 그간 한국맥도날드가  외식업계 불황, ‘햄버거병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현재 별도로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지만 미국 맥도날드에 따르면 한국 등을 포함한 주요 국가 실적은 수년간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맥도날드는 2018년부터 서울 도심의 주요 매장을 폐점하는 등 수익성을 목적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도 했다.

 

맥도날드 크루로 경력을 시작한 만큼  크루(Crew·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파트타이머) 직원들의 복지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그는 "크루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맥도날드를 대표해 고객을 응대한다"며 "고객의 더 나은 경험은 직원 만족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크루로 근무하면서 고객의 의견을 직접 경청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피드백을 직접 접할 수 있었다"면서 "후에 실제로 맥도날드에서 고객 대상 다양한 전략을 계획하고 수행하면서 실제 고객 관점에서 어떻게 전달될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이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0명의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며 이 중 400명은 신설된 레스토랑 시프트 매니저직으로, 기존 재직 중인 크루 중에서 지원을 받아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선발된 인원은 정규직 매니저로 전환 채용된다"며 "열정과 재능이 있는 크루들이 글로벌 외식전문가로 성장하고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까지 400여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다.

 

지난 5일에는 새로운 슬로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소개하며 △우리의 지구 △식재료 품질 향상 △ 지역사회 연계 △ 일자리 창출과 직원개발 등의 분야에서 실천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모든 포장재를 재생할 수 있거나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 전환하고, 포장재에 사용되는 잉크도 천연 잉크로 교체하기로 했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뚜껑을 도입하고, 고객을 상대로 빨대 사용 자제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 2021년까지 맥딜리버리에서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무공해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100% 교체할 예정이다.

 

아울러 햄버거를 만들 때 사용하는 기름을 혼합유 대신에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낮은 해바라기유로 바꿀 방침이다.맥도날드는 지난 8월 18일 경기도 고양시에 태양열 조명을 활용하고, 종이 메뉴판 대신에 친환경 디지털 메뉴 보드를 도입한 환경친화적 매장 ‘고양삼송DT’점을 열고 이런 매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고객 중심 의사결정’을 꼽았다. 모든 의사 결정을 고객에게 맞추고 의견을 경청하고 다양한 니즈를 비즈니스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취임 후 1년도 되지 않아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한국맥도날드를 예전과 같은 위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