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대한민국 육군 창설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ROTC(학군사관후보생·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출신 육군참모총장이 탄생했다.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된 남영신 지상작전사령관은 1985년 ROTC 23기로 임관했다. 육군을 대표하는 육참총장은 인사와 군수 등 군정권을 가진 국군 현역 서열 2위이자, 육군 서열 1위로, 그동안 줄곧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참모총장을 맡아왔다.
남 대장 인사로 ROTC 출신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는 ROTC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이들은 ‘군’이라는 특유의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업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충성심 또한 뛰어나 이직률이 적어 한번 ‘둥지’를 틀면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키기도 한다. 금융계에서 활약 중인 ROTC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을 알아봤다.
◆ 이동빈 Sh수협은행장(21기)
이동빈 행장은 원주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부산대 ROTC 21기로 임관해 군복무를 마친 이 행장은 졸업과 동시에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우리은행에서 지점장, 중기업심사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지낸 그는 2014년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에 올랐다. 2017년 10월 수협은행장으로 취임했다.
◆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23기)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충암고와 고려대 식물보호학과(현 생명공학부)를 졸업했다. ROTC 23기 임관, 육군 중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남영신 육군총장 내정자와 ROTC 동기다. 1987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한 최 사장은 이후 삼성화재 인사팀 상무, 전략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4년 삼성화재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 2018년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다.

◆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22기)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은 의정부고와 성균관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ROTC 22기로 임관했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홍 사장은 지점, 신탁상품팀, 투자개발팀, 기업고객부 등 중앙회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입사 26년 만인 2012년 NH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자금부 부장, 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 이방주 제이알투자운용 회장(4기)
이방주 제이알투자운용 회장은 금융권 ROTC 인사 중에서도 ‘최고참’이다. 1943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ROTC 4기 포병장교 출신이다. 1969년 현대자동차 입사한 그는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부회장, 한국주택협회장 등 굵직한 흔적을 남겼다. 경제계에서 재무통으로 널리 알려진 이 회장은 특히 현대차와 현대산업개발의 성공적인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제이알투자운용을 설립한 이 회장은 2008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의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김순환 전 동부화재 사장,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박인규 전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서태환 전 하이투자증권(옛 CJ투자증권) 사장, 안민수 전 삼성화재 사장, 조재홍 전 동부생명 사장, 정해봉 전 하나카드 사장, 박응복 전 W저축은행장, 황태성 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대표적인 ROTC 출신 금융권 인사다.
한편 ROTC는 대학 3·4학년 때 군사교육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학연·지연·혈연은 배제하고 선후배의 끈끈한 관계만 존재한다는 ‘3무(無) 1존(存) 3예(禮)’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ROTC는 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6년 미국 육군에서 먼저 생겼으며 10년 뒤에 해군, 31년 뒤에 공군이 잇달아 도입했다.
우리나라에 ROTC가 도입된 것은 1961년으로 그해 6월 서울대를 비롯한 16개 대학에서 창설, 1963년 2월 2642명의 장교를 처음으로 배출했다. 올해까지 배출한 장교는 20여만명에 이른다. 육군 초급장교의 70%, 소대장급 지휘관의 80%가 ROTC 장교다. 여성 출신은 2013년 처음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