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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코로나 두렵지 않은 정지선의 출사표...현대백화점, 인천공항 면세점 9월 출점

현대백화점면세점 9월부터 인천공항면세점 운영 개시
2018년 무역센터점 이어 2월 동대문점, 인천공항진출
신세계 유력했던 제주 시내면세점 진출도 염두
다음달 예정 인천공항면세점 재입찰 참여 저울질
현대백화점면세점 2분기 적자규모 ↓...“외형확장 불가피”

 

[FETV=김윤섭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면세업체들이 유례 없는 위기를 겪는 가운데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온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내달 인천공항면세점에 첫발을 내딛는다. 정지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면세사업을 시작한지 3년만에 결실을 이뤄낸 셈이다.

 

올 2월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도 오픈하면서 영역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신세계면세점의 단독입찰이 유력했던 제주 시내면세점 입찰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달 이뤄지는 인천공항면세점 재입찰 참여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달부터 인천공항면세점 운영을 시작한다.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 사업권 입찰에서 DF7(패션·기타) 구역 사업권을 획득했다. 올 2월에는 시내면세점 2호점인 동대문점도 오픈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개장 연기도 점쳐졌지만 개점을 강행했다.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기반을 다져야한다는 판단이었다.

 

인천공항은 세계 3위 규모의 공항인데다 면세점 매출도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현대백화점 면세점 입장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공항점 추가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7% 수준까지 오를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현대백화점면세점 점유율은 2.66%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다음달 진행될 면세점 재입찰과 제주 시내면세점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일 재입찰 공고를 발표하면서 이번 재입찰에 대폭 완화된 면세점 임대료 조건을 내걸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고려해 임대료 예정 가격을 30% 낮추고, 여객수요가 60%를 회복할 때까지 최소보장금을 면제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면세점 공실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공실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에 나선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 이후 계약 기간에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여객 수요가 40% 이상 감소하면 임대료를 감소율의 절반에 상당하는 비율만큼 즉시 감면해 사업자의 리스크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입찰은 지난 1월 입찰공고된 총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사업권은 일반 대기업 사업권 4개(DF2/DF3/DF4/DF6),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으로 구성된다.

 

제주 시내면세점은 당초 신세계면세점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현대백화점그룹이 참여하게 되면서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0일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서울과 제주에 각각 한 곳 씩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추가로 내주기로 결정했다. 이달 내 특허신청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신청 기업에 대한 특허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종사업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모기업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을 수천억원대의 매각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면세업계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에서도 실적방어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 상반기 1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56억원 개선됐다. 면세 빅3로 불리는 롯데,신라,신세계는 매출액이 50%이상 감소하는 등 상반기 코로나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실적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올 2월 오픈을 강행한 동대문점의 효과와 더불어 공항 면세점 임대료 부담이 없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 이용객이 사라지면서 면세점 매출은 사실상 ’0원‘에 가까웠는데, 공항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의 면세업계 추가 대책도 영업을 시작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에게는 큰 수혜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토교통부는 제1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면세점 및 항공업계 지원 방안을 밝혔다. 주요 내용으로는 입점 면세점의 임대료 감면·납부유예 조치를 연장하고, 임대료를 품목별 영업용율로 적용하는 안이 담겼다.

 

핵심 내용은 오는 2021년까지 면세점의 임대료를 ‘고정임대료’에서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하는 것이다. 매출에 비례해 임대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에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면세점 등 입점·입점 예정 사업자들이 사실상 임대료 ‘전액 감면’ 혜택을 받게 됐다. 이 조치는 공항면세점 여객 수가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 지속된다. 정부 예측에 따르면 연말까지 총 8452억 원의 임대료 감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가 대책은 면세점의 절대적인 적자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라며 "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이 가장 원했던 매출 연동으로 임대료 구조가 변경됐으며, 여객수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최대 내년 12월까지 지원 기간이 연장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이 상승세로 돌아선점도 긍정적이다. 월 매출이 2조원을 웃돌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지난 4월 1조원 선이 무너진 점에 비춰볼 때 고무적인 상승세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516억원으로 지난 6월(1조1130억원) 대비 약 1386억원(12.5%) 늘었다. 7월 외국인 매출은 전월 대비 1356억원 늘어난 1조2021억원, 내국인 매출도 전월 대비 30억원 늘어 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보따리상인 대리구매상(따이궁) 활동이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가 제3국 반출을 허용하면서 따이궁들이 중국 내수 회복에 힘입어 화장품 구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절적 요인에 따라 가을·겨울 시즌 상품을 미리 구매하면서 7월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지선 회장은 최근 SK바이오랜드 인수,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 등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면세사업도 2018년 첫발을 내딛은 이후 무서운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면세사업 시장에서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정 회장의 지원아래 면세 빅3를 위협하는 자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