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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CEO 리뷰]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현장경영으로 혁신과 변화 이끌다

강달호 사장, ‘36년 근속’ 내공 바탕 현장·소통 전문가
불황에도 공격적 인수 바탕 주유소업 ‘덩치’ 키워
IT 접목 스마트팩토리 사업, 안전 경영 의지 표상
2분기 실적, 예상 깨고 흑자 전환…“정유부문 손실 최소화 주효”

 

[FETV=김창수 기자] 최근 정유업계의 화두는 ‘변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자 업계는 비정유 부문 사업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등을 결합한 현장의 스마트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정유업계의 변신 대열에 몸을 실었고 그 중심축 역할을 최고경영자(CEO) 강달호 사장이 맡고 있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1985년 신입사원으로 입사에 현대오일뱅크에서만 커리어를 쌓은 ‘원클럽맨’이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현장을 찾는 등 현장 경영과 소통을 중시하는 활동형 경영가로 평가받는다.

 

설비 증설을 위해 경쟁사와도 기꺼이 손잡을 줄 아는 유연함을 보이며 위축된 경기에도 타사 주유소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등 과감한 ‘돌직구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대산공장 내 각종 신기술을 도입해 현장의 ‘스마트팩토리’ 전환에도 뛰어들었다.

 

◆신입사원에서 사장까지…회사 속속들이 알고 있는 ‘믿을맨’=1958년생 개띠인 강달호 사장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한 직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누구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경영인으로 꼽힌다. 연세대 화학공학과와 동국대 대학원 화학공학과를 연달아 졸업했다. 강 사장은 정유4사 CEO중 유일한 공대 출신이다. 졸업 후 현대오일뱅크의 전신인 극동정유에 입사해 36년 간 현대오일뱅크의 역사와 함께 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내 심장으로 불리는 충남 대산공장에서 20여 년간 연구 엔지니어로 일하며 쌓아온 연구 분야의 노하우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오일뱅크의 사업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생산부문장, 2011년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 초대 원장, 2015년 대산공장 안전생산본부 부사장, 2016년 현대OCI 대표 등을 역임하며 경영자로써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8년 12월부터 문종박 전임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오일뱅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현장경영’ 노하우 바탕 공격적 외연 확장=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초 SK네트웍스 주유소 소속이었던 300여개 주유소의 운영권을 인수, 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로 흡수하며 업계 2위로 뛰어 올랐다. 현대오일뱅크는 1999년 한화에너지플라자 주유소 1100여개의 운영권을 인수해 업계 3위로 올라선 이후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20년 만에 다시 한 번 순위 상승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앞으로의 매출 변화 등에 대해 ‘최소 수개월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주유소 운영 등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이번 인수로 제품 공급 채널을 늘리면서 판매 안정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시장 2위 도약을 계기로 고객들이 주유소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눈길을 끈 것은 인수 후 영업 첫날 강달호 사장의 행보다. 강 사장은 당일 임직원들과 새단장한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방문해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며 직접 고객을 맞이했다. 강 사장은 평소에도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현장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자사에서만 30여년 이상 근무하며 체득한 현장 노하우로 SK네트웍스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매듭짓는 등 현대오일뱅크의 안정된 ‘항해’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산공장, IT 접목 ‘스마트팩토리’ 첫발=강 사장은 최근 생산현장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대산공장에 무인순찰차량이 24시간 운행하며 공장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의 기반을 본격적으로 닦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안전관리에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고위 관계자는 "공정 제어에 적용하는 기술을 안전관리에도 확대 적용해 대산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 올해 하반기 무인순찰차량과 지능형 CC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최초로 도입되는 무인순찰차량은 정밀 GPS와 유해가스 감지센서, 열화상 카메라 등을 갖추고 있다. 비상상황으로 인식되는 정보를 수집할 경우 통합관제센터에 신속히 전달해 대형사고 발생을 막아준다.

 

지능형CCTV는 관제요원 없이 인공지능만으로 CCTV영상 내 작업자의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유해가스가 남아있을 수 있는 고위험 작업공간에 지능형 CCTV를 우선 설치해 작업자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5월 이뤄진 정기보수에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유해가스 감지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탱크·타워 등 밀폐 공간에 설치된 센서로 유해가스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 관련 정보를 통합관제센터로 전달한다. 비상시 즉시 경고음이 울리며 현장 작업이 중단돼 작업자는 유해가스로 인한 질식사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까지 시스템을 확대 설치해 관련 사고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디지털 기반 시스템으로 한 차원 높은 안전 최우선 경영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분기 ‘깜짝 실적’ 기록…하반기 도약 발판 마련= 지난달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현대오일뱅크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정유업계 불황에도 불구,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켰다. 최소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예상했던 증권과 전망을 보란듯 뒤집은 결과였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2조 5517억 원, 영업이익 132억 원을 달성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유가하락과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조정으로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64억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임에도 뛰어난 설비 경쟁력과 유연한 설비 운영으로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아울러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하반기 실적 개선 및 연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원유가격 상승과 이동조치 완화로 인한 석유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비정유 부문의 선전도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코로나19發 불황이 한창인 올해 이같은 혁신과 변화를 거듭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강 사장의 쉼표없는 현장경영이다. S-오일,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쟁쟁한 경쟁사들이 안테나를 바짝 세우고 강 사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프로필

▲1958년생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화학공학과 ▲2008년 현대오일뱅크 생산본부 생산부문장(상무) ▲2012년 현대오일뱅크 생산본부 생산부문장(전무) ▲2014년 현대오일뱅크 생산본부 생산부문장(부사장) ▲2015년 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장(부사장) ▲2018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