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 오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Bank Bukopin)의 추가 지분인수(최대 67% 지분 확보한 최대주주 지위 취득)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고 20일 밝혔다.
그간 국민은행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과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경계 등으로 인수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도네시아 금융산업은 외국자본의 은행업에 대한 진출 장벽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국인의 현지은행 지분보유한도는 40%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당국은 부코핀 은행 인수 과정에서 부실은행을 추가적으로 인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인수로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없이 3분의 2이상의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인수를 대가로 부실은행을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 추가 지분 인수는 다음 달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 취득을 통해 2대 주주가 된 바 있다.
부코핀은행은 412개의 지점 및 835개의 자동현금입출금기(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규모 은행이다. 연금대출·조합원대출 및 중소기업 대출 위주의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중대형은행(BUKU3) 가운데 유일한 정부 지분 보유 은행인 점도 장점이라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인수 후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노하우 및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의 리테일 강점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또 KB금융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현지 진출 및 진출 예정인 KB손해보험·국민카드·캐피탈과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추가 지분인수는 실질적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해외상장 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첫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투자가격측면에서도 최근 5년간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합병 사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확정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