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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암초 만난 국민카드...건전성 관리 해법은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 3대 카드사 중 '최저'
대손비용 최소화 전략 시험대 올라

 

[FETV=유길연 기자] 국민카드의 건전성 관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국민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순익이 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기 대응 능력이 하락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올 1분기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대손준비금·미사용한도충당금 제외)은 249.6%로 작년 말에 비해 13.8%포인트(p) 하락했다. 신한·삼성·국민 3대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3%p, 0.5%p 하락에 그쳤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문제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부실채권에 대한 대비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적립 비율 수준도 3대 카드사 중 가장 낮다. 삼성카드에 비해 무려 50%p가까이 낮다. 

 

 

대손충당금 적립률 하락은 부실채권이 늘어나는데도 손실을 대비하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못한 결과다. 국민카드의 자산건정은 2018년 이래로 가장 나쁘다. 올 1분기 국민카드의 전체 여신 대비 부실채권 비중은 1.51%로 작년 말에 비해 0.14%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부실채권 가운데 1년 이상 원리금이 밀린 대출을 뜻하는 '추정손실'은 작년 1분기에 비해 70% 이상 늘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3%오른 1.24%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국민카드는 그동안 대손충당금 적립을 최소화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치만큼만 쌓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실적립액은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이 취임한 첫 해인 2018년 12월 100.55%를 기록한 후 줄 곧 100%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도 100.59%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주요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기준보다 충당금을 많이 쌓아 코로나19 충격을 대비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3월 말 105.15%를 기록하는 등 2018년부터 104~10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같은기간 102~105% 수준이다. 3대 카드사 외에도 현대카드가 120%가 넘는 적립률을 기록하고 있고, 우리카드도 103%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정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최소한의 기준이다"라며 "당국의 요구치보다 더 많이 쌓은 카드사들은 그만큼 손실에 대응할 능력이 크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국민카드가 작년 말에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당국 기준 보다 2% 더 많이 쌓았다면 328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더 적립했어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작년 당기순익의 증가분을 넘어서는 규모다. 작년 국민카드의 당기순익은 3166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00억원 늘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카드가 실적 상승을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적게 쌓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영업수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규모가 줄면 순익은 반대로 늘어난다. 국민카드는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국민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80억원)에 비해 5%(41억원) 늘었다. 작년에는 정부의 카드수수료인하 정책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316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까지 잘 맞아떨어졌다. 작년 말 국민카드는 1.11%의 연체률을 기록해 2018년 이래로 가장 낮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37%로 이 역시 2018년 후 최저치다. 대손비용 부담을 최소하면서 건전성·수익성을 동시에 챙긴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러한 국민카드의 전략이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카드의 1분기 자산건전성 악화는 올해도 계속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민카드는 이 사장의 임기 동안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카드론을 경쟁사 대비 크게 늘렸다. 국민카드의 올 1분기 카드론 잔액은 5조5293억원으로 지난 2017년 말에 비해 21% 불어났다. 반면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이 기간 각각 18%, 19% 늘었다.

 

더구나 카드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카드론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최대 6개월까지 유예해주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6개월 후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에 더욱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경기 회복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채무자의 원금 상환 유예 정책 등이 종료되는 시점에 부실이 일시에 드러날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자산건전성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연말에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기 때문에 보통 1분기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년 말에 비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민카드는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건전성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