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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클로즈업]'대치동 시대’ 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새로운 10년 이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가서 지난달 4월 대치동 사옥으로 40년만에 이사
압구정,삼성동,무역센터 강남벨트 구축으로 성장동력 마련
정지선 회장 신년사서 ‘비상’ 강조하며 변화 촉구

 

[FETV=김윤섭 기자] 현대백화점이 40년만에 대치동에 새 집을 마련하고 새로운 10년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전 현대아파트 단지내 위치한 금강쇼핑센터를 본사로 사용한 지 37년 만이다. 정지선 회장이 신년사에서 비상을 강조하며 변화를 강조한 가운데 신사옥 이주를 맞은 현대백화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가서 지난달 4월 대치동 사옥으로 40년만에 이사=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6일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에 입주했다. 근 코로나19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별도의 입주 행사 등은 진행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이사를 마무리했다.

 

지하철 삼성역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상가에 본사 있던 현대백화점그룹, 50년만에 '내 집' 마련했다신사옥은 지하 6층~지상 14층, 연면적 2만 8714㎡(8686평) 규모다. 약 1000여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며 사무공간뿐 아니라 직장 어린이집, 사내 도서관, 피트니스 등도 함께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의 사옥이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그룹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다른 대기업들처럼 본사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전신은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다. 금강개발산업은 당시 현대그룹의 주력사인 현대건설이 진출한 국내·외 공사 현장에 식품과 의복 같은 잡화류를 공급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1977년 현대쇼핑센터를 열며 호텔·백화점 사업에 진출했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개점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15개 백화점과 5개의 아웃렛, 면세점까지 운영하는 유통업계의 대표그룹으로 성장했고 연 매출액도 2조가 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이에 그룹의 크기에 맞는 신사옥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그룹의 규모에 비해 본사의 크기가 작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80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상가로 본사를 옮긴 이후 37년간 금강쇼핑센터를 본사로 사용해왔다.

 

현대백화점이 떠난 기존 사옥에는 계열사인 현대리바트가 이어받게 됐다.

 

회사는 신사옥 이전으로 전반적인 업무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40년간 압구정동에서 유통·패션·리빙 분야에서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그룹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며 “이제는 새로운 사옥에서 임직원들의 열정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압구정,삼성동,대치 '강남 사업권' 구축으로 성장동력 마련=대치동 시대를 맞이하면서 현대백화점은 압구정,삼성,대치로 이어지는 강남사업권을 구축하게 됐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과 삼성동 무역센터점, 무역센터점에 있는 면세점 본점까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준공 계획서 정식 승인을 받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가 삼성동에 들어오게 되는 점도 현대백화점이 대치동에 자리를 잡은 이유 중 하나다.

 

삼성동에 짓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업무시설을 비롯해 숙박시설, 문화쇼핑몰까지 갖춘 105층 규모의 초고층 상업시설로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 정지선 회장 신년사서 ‘비상’ 강조하며 변화 촉구=40년만에 신사옥 이전으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으나 현재 현대백화점의 상황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2922억원으로 2018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또 올 1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영업 환경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0.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출은 449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순이익은 239억원으로 64.4% 줄었다. 백화점 사업 부문은 영업이익이 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감소했다. 매출액도 3926억원으로 17.7% 감소했다.

 

면세점 사업은 적자폭을 줄였다.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전년도의 236억원보다 42억원 적자를 줄였고 매출액은 800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악화와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용 부담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면세점은 지난 2월 동대문점 신규 개점에 따른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대비 초기 투자 비용이 감소한 데 따른 기저 효과로 적자 폭이 개선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선 회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또 그룹 계열사들에게 코로나19 이후의 경영전략에 대해 심도깊은 고민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온라인시장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정 회장의 고민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최근 정지선 회장은 현대HCN 매각, 화장품 사업 진출 등 기존 사업구조를 변화시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면세점,백화점,온라인 등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또 유통과 패션, 리빙 등 기존 사업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에서 대형 인수합병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방침은 현재 그룹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업이 우선순위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도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년사를 통해 절박한 각오를 밝힌 정지선 회장이 대치동 시대를 맞아 새로운 10년을 향해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