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20/art_15891550900333_8e59cc.jpg)
[FETV=김현호 기자] 대한항공이 이르면 이번주중 이사회를 개최한다. 국책은행들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의 지원을 발표하며 항공사의 자체적인 자본확충과 자구노력 등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에서 발표하는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 하는 채무액은 4조원대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2000억원의 운영자금과 70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인수, 3000억 규모의 영구채 매입 등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며 상반기에 갚아야 하는 채무는 해결한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황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어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급한 불만 꺼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대한항공은 18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왔지만 24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절반이 감소한 1조6000억원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매출 비중이 60%에 가까운 국제선 노선 운항을 6월부터 늘리며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항공 수요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운송을 통해 채무액을 갚기가 어려워지자 금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유상증자 설(說)이 나오자 공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현금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유휴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는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식은 회사가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을 살 권리를 선부여 하고 새로운 주주를 찾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유상증자가 확정되면 대한항공 지분을 29.9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한진칼도 주식을 새롭게 취득해야 한다.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위해 한진칼도 유상증자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재계에서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먼저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다. 한진칼이 공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1412억원에 그친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기 때문에 한진칼은 많은 자금을 투입해 대한항공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도 변수다. 유상증자를 단행하더라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은 주주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에 대응하기 위해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백기사’ 역할을 했던 델타항공은 코로나19 악화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구제금융 신청을 했다. 반면, 반도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1조원 대에 육박해 대한항공 경영권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가능하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주주연합과의 지분 차이가 벌어졌다. 조 회장 측의 한진칼 지분은 41.4%로 추산되며 주주연합의 지분은 이보다 더 높은 42.75%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규모나 형식과 관련해 유상증자 방식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 ”5월 중순 경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와 관련된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