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본사.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19/art_15887404284067_e06971.jpg)
[FETV=김창수 기자] 지난 2009년 쌍용차 파업 사태 이후 휴직 조처됐던 근로자 35명이 10년 11개월 만에 다시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했다. 복직자들은 “좋은 차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히면서 한편으로 “다시 사회에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정규직 처우 문제에 연대하겠다”는 뜻 또한 내비쳤다.
한편 쌍용차는 최대 주주 마힌드라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파격 할인·무이자할부 등 판매 증대로 경영 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포드의 지분 인수설도 흘러나오는 가운데 복직자들과 회사가 상생하기 위해선 사측의 경영 정상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파업 복직자, 10여년만의 출근…“비정규직 처우 문제 연대” 노동 운동 가능성 시사
2009년 쌍용차 사태로 정리해고됐다가 올 1월 복직 후 무기한 휴직 조처됐던 근로자 35명이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했다. 쌍용차 사태는 2009년 5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약 76일간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이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해 쌍용차 평택 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으로 민주노총 쌍용차 지부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한 64명의 노조원들이 구속된 바 있다.
출근자 대표로 나선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출근 전 기자회견에서 “일터로 돌아오는 길, 정말 긴 시간을 돌아서 왔다”며 “동료들이 모두 복직한 뒤 마지막에 복직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복직하는 우리 또한 빠르게 적응해 좋은 차를 만들어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복직자 중 쌍용차 사태 당시 ‘옥쇄 파업’을 주도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는 한국 사회에 대량해고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며 “회사에 복귀하면 비정규직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침묵하지 않고 연대하겠다”고 말하며 노동 운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옥쇄 파업 이후 민주노총을 탈퇴한 쌍용차 현 노조와의 향후 관계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 깊어진 실적 부진에 쌍용차 ‘시름’…공격적 마케팅 통해 활로 모색
한편 쌍용차의 경영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281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마저 최근 코로나 사태로 경영이 악화하면서 쌍용차에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약 2540억원이다. 마힌드라그룹이 긴급 운영자금 명목으로 400억원을 지급했지만 추가 재원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산 위기에 처한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쌍용차는 5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판매 증대에 나섰다. 선착순 3000대에 한해 차값을 최대 10% 깎아 주고 G4 렉스턴과 코란도, 티볼리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 모델 대상 36개월 이용 시 선수금 20%를 납부하면 60개월까지 이용할 수 있는 무이자할부를 시행한다. 그 외에도 노후차 보유 고객 우대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이렇다 할 신차(풀체인지) 발표 계획이 없어 고객들의 발길을 얼마나 붙잡아 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8년 2월 인도 델리 모터쇼에서 쌍용자동차 모기업인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왼쪽)을 비롯한 경영진이 쌍용차 G4렉스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19/art_15887404589851_d93a96.jpg)
◆ 마힌드라, 美 포드에 쌍용차 지분 매각설 ‘솔솔’…쌍용차 측은 부인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미국 포드 사(社)의 쌍용차 지분 매입설이 흘러나왔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자사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 중 49.65%를 남기고 25%를 포드에 넘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혹은 마힌드라가 51% 지분만 남기고 나머지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쌍용차는 포드와 유관 기업으로 묶여 생산물량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이나 추가적인 투자까지도 장기적으로 기대해 볼 만하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쌍용차의 자금난과 실적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마힌드라가 지분 25%를 넘기는 것으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방법과 세부 일정은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빠르면 이달 중으로 지분 매각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만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의 지분 매각설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