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유길연 기자] 기업 혁신이 부진하고 자본투자도 줄어들면서 최근 약 10년 간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은행의 ‘2001년 이후 한국의 노동생산성 성장과 인적자본: 교육의 질적 개선 효과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2010~2018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연평균 2.67%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1∼2008년 동안 증가율 4.6%의 약 절반에 그친 수준이다. 

노동생산성이란 국내총생산(GDP)을 총 노동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한 나라의 노동자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했는지를 측정한다. 

이 논문의 저자인 유혜미 한양대 부교수는 비교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 창이던 2009년 자료는 뺐다. 유 부교수는 이 논문에서 한은과 통계청 자료를 분석했다.   

유 부교수는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원인을 총요소생산성과 자본축적의 기여도가 하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정해진 노동, 자본, 원자재 등의 생산요소 외에 기술개발이나 노사관계 등 기업의 혁신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생산해 내는가를 나타내는 생산효율성지표다. 2001∼2008년 동안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생산성을 연평균 0.52%가량 올리는 데 기여했으나 2010년∼2018년 시기에는 0.15% 높이는 데 그쳐 생산성 증가율이 약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본축적 등 기업투자가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감소했다. 2001~2008년 자본축적이 노동생산성을 연평균 3.14% 향상시켰지만 2010~2018년에는 약 절반 수준인 1.41% 높이는 데 그쳤다. 기업투자가 과거처럼 활발하지 않아 노동자들의 생산성 증가율도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교육의 질 향상으로 인해 인적자본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의 양·질적 증가분은 2008년 이전까지 노동생산성을 연평균 0.93% 높였고 2010년 이후에는 1.11% 상승시켜 약 0.2%포인트 올랐다. 

유 부교수는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크게 하락했고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혁신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해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