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30년 전 어렸을 때 홍보 책자에서나 봤을 그 모습이 드디어 지난해 실현됐다. 인천공항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가장 기본적으로 인프라 시설을 확장하는 것에부터 그 안에 새로운 여러 서비스를 가미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가 위치한 영종도 정부종합청사에서 FETV와 만난 김범호 부사장은 30년 전을 회상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을 이어나갔다. 인천공항이 공식적으로 개항을 한 건 2001년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기능을 모두 이관 받으면서다.
![김범호 인천공항 부사장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5084975729_29962c.jpg)
앞서 1990년 인천 영종도가 신공항 부지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1단계 건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1단계에서 2개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관제탑, 화물터미널을 구축, 2단계에서 탑승동과 제3활주로를 갖추게 됐다.
2018년 3단계 건설을 마치면서 제2여객터미널이 개항을 했다. 4단계는 제2여객터미널의 확장공사로 지난해 11월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김 부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 여파를 극복하고 세계 Top3 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여파로 멈추다시피 한 공항운영을 빠르게 정상화, 수요 회복기에 큰 혼란없이 산업 생태계를 회복하고 재도약에 성공했다. 2024년 국제선 7067만명으로 개항 이후 최다 여객 달성, 4단계 그랜드오픈으로 세계 3위 규모 인프라 확보해 연간여객 1억명 시대를 개막했다”
4단계까지 완료하는데 투입된 자금은 약 20조원이다. 그중 80%를 인천공항이 자체 조달했는데 상업시설 임대료가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업시설처장으로 근무하면서 김 부사장은 운영 사업자와 함께 쇼핑환경 등을 개선하는 등 경쟁력을 제고하기도 했다.
임대료 수익이 내부적으로만 쌓인 것이 아니라 재투자를 통해서 국가에 환원되는 선순환의 과정을 거쳤다. 여객터미널을 구축하는데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됐고 그 다음으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화물 처리 시스템에 투자됐다.
그는 “지하에 약 180km에 달하는 컨베이어 라인이 구축돼 있다”며 “컨베이어 라인을 펴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는 거리”라고 말했다. 긴 컨베이어 라인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지만 수화물 처리 정확도는 99.9997%로 세계 다른 공항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출국장 면세점에 대한 강점을 소개했다. “제1여객터미널 운영경험을 살려서 제2여객터미널은 보다 개방감을 느끼게 하는 공간 구성에 브랜드 노출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론칭한 인터넷 면세점은 인천공항 이용객의 쇼핑 편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일 출국하는 여행객이 공항철도·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오는 시간을 활용해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인터넷 면세점을 구성했다.
“대부분의 출국객이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다. 인천공항까지 오는 시간을 따지면 4시간 혹은 5시간부터 준비를 하는데 인터넷 면세점은 그 시간을 타깃한다. 예를 들어 버스에서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바로 면세점에서 픽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비전 2040’을 선포했다. 4단계는 2032년 수요를 기준으로 인천공항을 설계하고 완공하는 사업으로서 항공사 재배치와 국적사 통합·이전 시점에 맞춰 제2여객터미널 확장구역을 단계적으로 운영 개시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비전 2040’은 인천공항이 그 다음으로 나아가야 할 중장기 로드맵인 셈이다. 인천공항은 비전 2040에서 핵심 추진 과제로 ▲디지털 전환 ▲친환경 Net Zero ▲AI 혁신허브를 선정했다. 이로써 새로운 가치가 창출·확산되는 신개념의 인천공항 4.0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다.
인천공항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국제공항으로서 위상이 더욱 높아지면 이에 따라 해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다. 18개국에서 34개 사업을 진행해 4억582만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 2030년까지 최소 10개의 해외공항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요하게는 현재 필리핀과 베트남 등 국가별 수도·최대공항 사업을 수주해 인천공항이 지닌 기술을 접목해나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인천공항의 해외사업은 사실상 기술을 수출하는 것과 같다”며 “그만큼 인천공항이 세계의 허브 공항으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사장은 “인천공항은 국가 인프라 사업이기 때문에 세계의 대표적인 공항으로서 계속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인천공항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인 도움과 우리 직원들의 노력도 있었고 운도 따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