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조성호 기자] KB증권이 김성현 각자대표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증권은 올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적자로 전환했지만 IB부문만은 안정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IB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 대표의 존재감도 높아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08억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KB증권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순손실도 147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KB증권은 “주가 급락 및 시장 변동성 증가로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상품 운용 관련 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은 5조2454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77% 증가했다. 올초부터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 수수료가 증가했다. KB금융의 올 1분기 증권업수입수수료는 1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했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6.0% 늘었다.
KB증권은 “IB부문에서 서울바이오시스 기업공개(IPO) 및 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 등 우량 거래를 주관하면서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실적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즉 전체 영업이익은 5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IB부문에서만큼은 실적이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실적 향상 배경으로 김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IPO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KB증권이 서울바이오시스와 플레이디의 상장을 주관하는 등 증권사 IPO 주관 실적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향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인 바이오컴플릿과 대표주관사 계약을 맺었은 데 이어 올해 IPO 시장 대어급으로 꼽히는 호반건설, SK매직, 카카오페이지와도 주관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향후 독주 체제를 위한 발판도 마련된 셈이다.
더구나 지난해 초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 대표는 취임 1년만에 IB부문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60% 가량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KB증권은 지난해 IB부문 영업이익 16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KB증권의 전체 영업이익이 360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량을 IB부문이 담당한 셈이다. 특히 순이익은 1752억원으로 전체 순이익 2901억원 가운데 전체의 약 60%를 IB부문이 차지했다.
이처럼 KB증권 내 IB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김 대표에 대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김 대표가 IB총괄본부장에 오른 이후 IB부문 실적은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B증권의 2015년 IB부문 매출액은 2464억원에서 2016년 2117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2017년 3433억원, 2018년 366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778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함께 증가하며 1000억원대 초반에서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증권사들에 부동산 PF 채무보증규모를 내년 중순까지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유지하라고 하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이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라며 “하지만 KB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수준이 40%에 불과하기 때문에 올해 또한 IB부문에서의 실적 향상은 물론 김 대표의 존재감도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