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415/art_15862175040131_72fd0d.jpg)
[FETV=김창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 기업 순위도 크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올 1월 초 시가총액 100대 기업에 포함된 곳 중 52곳은 3월 말에 순위가 하락했고, 시가총액 10조 클럽도 1월 초 31곳에서 3월 말 25곳으로 축소됐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1조 넘게 증가한 곳은 7곳이었고 바이오 기업 ‘씨젠’은 1월 초 시총 순위 223위에서 3월 말 63위로 불과 석 달 만에 160계단이나 퀀텀점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상장사 올 1분기 시가총액 순위 변동 분석’에서 도출됐다고 7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2300곳이 넘는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우선주 포함)이고 조사 시점은 올 1월 초(2일) 대비 3월 말(31일) 기준이다. 조사는 주가 등락률과 주식수에 종가(終價)를 곱한 시가총액 순위 변동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 1월 초와 3월 말 상위 100대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1218조 원, 1011조 원으로 파악됐다. 3개월 사이에 시가총액은 207조 원(17%↓) 감소했다. 시총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은 1월 초 31곳에서 3월 말 기준 25곳으로 6곳 줄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1월 초 시가총액이 14조 6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3월 말에는 8조 6000억 원으로 3개월 새 41%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시총 순위도 1월 초 21위에서 3월 말 27위로 여섯 계단 밀려났다. SK이노베이션(13조 5462억 원→8조 445억 원)도 시가총액이 40%나 증발하며 22위에서 28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이외 아모레퍼시픽(9조 8502억 원), LG전자(7조 8878억 원), 삼성화재(7조 2957억 원), 하나금융지주(6조 9355억 원), S-Oil(6조 4284억 원)도 올 3월 말 기준 시총 10조 클럽에서 빠졌다.
올 1월 초 시총 100대 기업 중 3월 말 순위가 떨어진 곳은 52곳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순위가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1월 초 시총 83위에서 3월 말 117위로 34계단이나 후퇴하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월2일 주가가 2만 7350원에서 3월31일 1만 3450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시가총액도 2조 9320억 원 수준에서 1조 4419억 원대로 폭락하며 시총 순위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도 1월 초 시총 62위에서 3월 말 91위로 29계단 후퇴했다. 이외 롯데쇼핑(61위→86위), 두산밥캣(73위→97위), 휠라홀딩스(77위→100위) 등도 시총 순위가 20계단이나 주저앉았다.
![시가총액 주요 순위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415/art_15862175327211_43eb76.jpg)
반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시총 순위가 크게 높아진 곳도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바이오 기업 ‘씨젠’이다. 이 기업은 지난 1월 초만 해도 시가총액은 8119억 원으로 1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1월2일 기준 시총 순위는 223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대반전이 펼쳐졌다. 3월 말 시가총액이 2조 9145억 원으로 폭풍 증가하며 시총 순위도 1분기에 160계단이나 고공 상승하며 63위를 꿰찼다. 3월 말 시총 62위인 이마트와 맞먹는 수준으로까지 높아지며 올 1분기 시총 순위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셀트리온제약도 1월 초 151위에서 3월 말 66위로 85계단이나 크게 앞섰다. 3월 주주총회에서 남매의 난으로 주목을 받은 ‘한진칼’도 98위에서 44위로 54계단이나 순위가 올라갔다. 이외 ‘유한양행(82위→59위)’, ‘더존비즈온(95위→75위)’도 3개월 새 시총 순위가 20계단 전진했다.
올 1분기에만 시가총액이 1조 원 넘게 증가한 곳도 7곳으로 파악됐다.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셀트리온이다. 이 곳은 올 1분기 시가총액이 6조 2906억 원(1월 초 23조 1008억 원→3월 말 29조 3914억 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27% 넘게 오르면서 시총 순위도 8위에서 5위로 움직였다.
이외 셀트리온헬스케어(5조 3414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3조 5398억 원), 엔씨소프트(2조 4369억 원), 씨젠(2조 1027억 원), 한진칼(2조 325억 원), 셀트리온제약(1조 3706억 원)으로 시가총액이 1월 초 대비 3월 말에 1조 이상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셀트리온 3형제 기업이 올 1분기에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늘어나는 저력을 보여줬다.
올 3월 말 시총 100대 기업 중 1월2일 대비 3월31일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순위가 가장 크게 오른 곳 역시 씨젠이다. 이곳은 올초 3만 950원이던 주가가 3월 말 11만 1100원으로 무려 259%나 수직 상승했다. 이외 셀트리온제약 101.3%(3만 9700원→7만 9900원), 한진칼 86%(3만 9950원→7만 43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0.5%(5만 2600원→8만 9700원), 셀트리온 27.2%(18만 원→22만 9000원), 엔씨소프트 20.5%(54만 1000원→65만 2000원) 등도 주가가 1분기에 크게 오른 그룹군에 속했다.
올 1월 초와 3월 말 시가총액 1위는 삼성전자로 변함이 없었다. 다만 시가총액은 329조 원에서 285조 원으로 3개월 새 44조 원(13.5%↓) 감소했다. 외국인 주식 보유율도 1월 초 56.83%에서 3월 말 54.92%로 1.91% 정도 하락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68조 원에서 60조 원으로 12%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1분기 시총 순위는 코로나19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 속에서 식품(Food), 바이오(Bio), 게임 및 정보통신(IT) 등 이른바 ‘FBI’ 업종 업체들이 크게 선전했다”며 “국내 코로나19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상황도 다소 호전돼 2분기 시총 순위도 크게 바뀌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