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2/art_15845825339586_1972dc.jpg)
[FETV=김현호 기자]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의 올해 경영목표는 흑자전환이다. 코로나19발 불황이 심각하지만 배 사장의 흑자전환 목표는 흔들림이 없다. 현대상선 컨트롤타워를 잡은 배 사장은 올해 3분기때 적자 구조를 벗어난 뒤 4분기부턴 흑자폭을 확대, '전자 기업'의 오명을 말끔히 벗어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배 사장은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과 2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으로 경영난을 돌파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불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5년 만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지속적인 적자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영업 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45.6% 줄여 흑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됐다. 핵심은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 원(ONE), 대만 양밍 등과 함께하는 디 얼라이언스에 있다. 현대상선은 회원사들이 운항하는 전체 노선 33개 중 27개 노선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동맹사들의 ‘구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이 잇따라 선보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때문이다. 현대상선 측은 4월부터 2만4000TEU급의 컨테이너선을 연내 12척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초대형 선박을 앞세워 원가 경쟁력 확보와 선복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이 주요 변수로 올랐다. 해운사는 물동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세계 각국으로 실어 나를 물량이 없다면 선박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에 따른 실적 악화는 필연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전체 산업의 경기를 끌어내려 해운사들이 확보할 선복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요 지수도 부정적이다. 지난해 말 970선까지 이어졌던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는 13일 898.44까지 급감했다. 해운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벌크 화물 운임지수(BDI)는 지난달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세계컨테이너지수(WCI)도 2011년 이후 현물 운임이 가장 낮게 책정됐다. 모두 해운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신호다.
배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3분기 흑자 전환을 언급하면서 “급변하는 상황이 없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현대상선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쌓이며 국적 해운사의 자존심 회복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현대상선의 지난달 중국발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줄었다. ‘세계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공장 문이 닫히게 되면 실적 회복에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변곡점은 4월이다. 현대상선은 2만TEU급 선박 운항을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해 중국, 독일 등 동맹 해운사들과 협업에 나선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있어 업황 회복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사측은 이달 말 기준 중국의 물동량이 7~80%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커지고 있는 유럽이 변수다. 배재훈 사장은 국경까지 폐쇄하고 있는 유럽에 12척의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상선은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37년 만에 사명을 'HMM'으로 변경한다. 국내외 브랜드 명을 통합하는 것이다. 2020년 재도약 원년을 선언한 ‘배재훈號'가 사명 변경까지 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 확산된 코로나19를 극복해 흑자전환의 꿈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