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2/art_15843238824433_cc5c5d.png)
[FETV=김현호 기자] 본격적인 주주총회가 금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주총은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진이 직접 회사의 발전 방향과 경영전략을 소개하고 배당과 의안을 결정하는 자리다. 상장 회사들에게는 1년 중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삼성그룹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김지형 전 대법권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준법감시위원회는 11일, 이재용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등에 대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변호인단이 준법감시위를 형량 감경사유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준법감시위가 세워졌는데 이 부회장이 권고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감경사유로 작용될 여지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18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정기 주총을 연이어 개최한다. 재계에서는 20일 삼성물산 주총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 승계문제에 시작과 끝인 회사다. 삼성전자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였던 삼성물산의 지분이 필요했지만 이 부회장은 1주의 지분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추진됐고 2015년 양사는 1:0.35 비율로 합병됐다. 제일모직의 1주가 삼성물산에 비해 3배 이상 가치가 인정됐던 것이다.
삼성의 옛 미래전략실에서 추진된 합병은 국정농단까지 이어져 미전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총에 참석이 예정된 최치훈 삼성물산 의장과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과 관련된 핵심 인물로 분류되 이번 주총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최 의장은 합병 당시 삼성물산 사장으로 재직했으며 최근 승계 문제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 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으며 주주를 찾아가 합병을 직접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의장과 이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물러날 수 있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핵심 실세였던 최지성, 장충기씨가 모두 물러났다”며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이뤄진다면 승계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삼성물산 경영진들이 물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2년까지 재배당 범위를 7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6년의 임기를 채원 장달중, 권재철 사외이사의 후임으로는 제니스 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정병석 전 고용노동부 차관,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후보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