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은 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311/art_15837326273493_521b15.jpg?iqs=0.7545013171311704)
[FETV=송은정 기자]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권 사장은 지난해 말 LG전자의 컨트롤타워를 잡은 뒤 가전사업뿐 아니라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모바일사업 실적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63년 9월9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대동고등학교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해외파 경영학도였다.
LG전자에 입사해 DID(디지털사이니지)경영기획그룹과 모니터사업부장, HE미디어사업부장을 거치며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근무하는 등 재무통이 아닌 기술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권 사장은 MC상품기획그룹장 전무를 맡아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시리즈와 스마트워치 'G워치' 초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주사 LG로 이동해 시너지팀장에서 LG그룹 각 계열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맞던중 HE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LG전자의 TV사업을 총괄했다.
올레드TV로 이뤄낸 성공 노하우를 스마트폰사업에 적용한다는 차원에서 MC사업본부장도 함께 맡다 LG전자 최고경영자로 낙점됐다. 권 사장은 자신감 넘치는 승부사 기질을 타고난 보기 드믄 최고경영자다. 재무적 지식과 기술적 능력을 두루 겸비했을뿐 아니라 전략적 사고와 분석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권봉석 "2020, 롤러블TV 상반기 상용화 할 것"
LG전자는 지난1월30일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상반기에 롤러블(두루마리형)TV인 ‘LG시그니처 올레드R’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3월 열린 LG전자 신제품 간담회에서 롤러블TV를 2019년 하반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품질을 안정화하고 사용자환경 등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2020년 프리미엄TV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롤러블TV를 출시, 프리미엄TV 라인업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롤러블TV를 처음 공개한 뒤 “롤러블TV를 시그니처 올레드TV 수준으로 대중화할 것”이라며 “고객이 롤러블TV에 얼마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전략은 LG전자의 상품개발에도 그대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LG전자가 마이크로LED 상표를 내고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언론에 따르면 LG전자는 2020년 초 ‘MOLED’, ‘PELED’, ‘i-LED’, ‘MicLED’ 등 여러 디스플레이 상표를 유럽공동체상표청(EUIPO)에 출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올레드TV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프리미엄TV시장에서 경쟁을 벌였다. 마이크로LED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더월'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사실 LG전자의 마이크로LED 기술은 제품화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2020년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0'에서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14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내놨다. LG전자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도 이에 발맞춰 마이크로LED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최고경영자 선임…'최연소' CEO
권 사장은 지난해 말 단행된 LG전자 임원 인사에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올랐다. 당시 56세로 2000년 이후 임명된 권 사장은 역대 LG전자 CEO 가운데 최연소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28일 이사회를 열고 권봉석을 최고경영자로 선임을 의결했다. 지금까지 MC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 양쪽의 본부장을 겸임했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지난해 12월1일부터 LG전자의 모든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권 사장이 LG전자 최고경영자에 오른 것은 스마트폰사업 개선을 두고 LG그룹 안팎의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권 사장이 MC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취임한 뒤 듀얼스크린폰인 'V50 씽큐'를 내놓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실적 개선을 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 구축
권 사장은 5G통신시장 확대에 발맞춰 프리미엄부터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5G통신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인 G 시리즈와 V 시리즈를 각각 LTE 전용 라인, 5G통신 전용 라인으로 이원화하는 등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스마트폰사업부를 개편했다. 특히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역에 따라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권 사장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저가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위해 LG전자는 지난해 7월 인도에서 처음으로 인도 전용 초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LG전자 인도법인의 트위터는 지난해 7월3일 LG전자가 인도시장에 출시한 ‘LG W10’와 ‘LG W30’ 스마트폰 초기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그동안 인도시장에서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앞세워 판매 확대에 주력했다. 하지만 권 사장이 지난2018년 임원인사에서 MC사업본부 본부장에 오른 뒤 전략을 바꿔 저가 스마트폰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등 궤도수정에 성공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등 신흥시장 쪽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신흥시장으로도 보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인폴딩(안으로 접는) 폴더블폰, 좌우로 펼치는 롤러블(말 수 있는) 스마트폰 등의 특허를 등록했다.
◆스마트폰 생산거점 해외로 옮겨 영업손실 적자폭 줄여
권 사장은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겨 MC사업본부의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적자폭을 줄였다. MC사업본부에서 2019년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몸집도 슬림화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25일 경기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해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공장으로 재배치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퐁 스마트폰공장은 2014년 준공됐는데 연간 600만 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와 수출용 중저가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이번 재배치에 따라 연간 생산능력이 1100만 대로 늘어났다.
◆세계 최초 8K 올레드 TV · 롤러블 올레드 TV 구현 성공
권 사장은 올레드TV로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구축하면서 올레드(OLED)패널을 활용해 세계 최초 혁신제품을 선보이는 데도 주력했다. 8K 해상도의 크기 88인치 올레드TV는 2018년 8월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지난해 6월3일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올레드패널에서 8K 해상도를 구현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8K QLEDTV는 LCD패널을 사용해 개발한 제품으로 LG전자의 올레드패널과는 다르다. 올레드패널은 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나오는 빛이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통과해서 나오는 배면발광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해상도를 높이기가 까다롭다.
8K 정도의 초고해상도를 여러 크기의 TV에서 구현하려면 발광재료의 성능을 개선해 화소에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권 사장은 LG전자 8K 올레드 TV의 기술력과 완성도 등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한 달 동안의 사전예약기간을 거친 뒤 지난해 7월 한국을 시작으로 3분기부터 북미, 유럽 등에서 8K 올레드TV를 출시했다. 권 사장은 세계 최초로 롤러블 올레드TV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8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에서 화면을 말거나 펼 수 있는 ‘LG시그니처 올레드TV R’을 처음 공개했다.
◆올레드 TV로 HE사업본부 사상 최대 실적 이끌어
권 사장은 지난 2018년 11월28일 LG전자 연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와 함께 MC사업본부도 이끌게 됐다. 올레드TV로 HE사업본부 실적 황금기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MC사업본부 수장 역할도 맡은 것으로 평가된다.
권 사장은 지난 2017년 초기부터 이끌어 온 올레드TV사업이 마침내 성과를 내 LG전자 TV사업을 맡는 HE사업본부가 사상 최대 수익을 내도록 이끌었다. 권 사장의 ‘올레드 매직’은 2018년에도 이어졌다. HE사업본부는 2년 연속 영업이익 신기록을 이어가 매출 16조2083억 원, 영업이익 1조5185억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매출은 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4%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4%로 사상 최대 수치다.
프리미엄TV시장에서 올레드 TV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덕분으로 분석되는데 2018년 올레드TV 판매량은 2017년보다 58%가량 늘어난 251만대였다. LG전자의 올레드TV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62.2%다. 2018년 11월에는 올레드TV 출하량이 22만3000대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2017년에는 HE사업본부에서 매출 18조6737억원, 영업이익 1조5667억원, 영업이익률 8.4%를 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그 전과 비교해 사상 최대치였다. 권 사장이 HE사업본부를 맡기 전인 2014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218% 급증했고 영업이익률도 2.6%에서 8.4%로 크게 뛰었다.
2017년 올레드TV 판매량은 118만여대에 이르렀다. 2015년 31만 대에 불과했는데 2016년 67만 대, 2017년 118만 대, 2018년 251만 대로 매년 2배 이상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권 사장은 2016년 올레드TV시장 확대를 위해 LG전자를 주축으로 세계 TV제조사들이 연합한 '올레드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고 올레드TV의 기반 확대에 주력했다. 그는 또 2016년 당시 크게 높지 않았던 올레드TV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규모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옵티머스G' 개발… 시장 변화 이끌어
MC상품기획그룹장을 맡을 때 당시 고(故)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스마트폰사업 부활 목표 아래 LG전자의 현재 주력상품 라인업의 모태가 된 '옵티머스G'를 개발해 시장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 또 LG전자의 최초 곡면 스마트폰인 G플렉스와 스마트워치 첫 제품 'G워치'의 개발을 이끌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기술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의 경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결과물로 권봉석의 디스플레이분야 경험을 효과적으로 반영했다고 분석된다. 권봉석이 개발을 주도한 옵티머스G의 후속작 G2 역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스마트폰시장 진출에 늦었다는 지적을 받던 LG전자가 세계 3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했다.
◆ '선택과 집중' 우선시하는 전략가
권 사장은 전략적 사고와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의 TV 화질이 경쟁사 제품과 비교될 때 보이는 당당한 태도나 올레드TV의 시장 확대 목표를 제시하며 보이는 모습에서 '승부사'의 기질도 내비친다. 그는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할 당시에도 G플렉스 등의 제품 경쟁력에 확고한 자신감을 보였다.
2014년 연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HE사업본부장으로 이동할 당시 LG전자는 권봉석을 놓고 “지주사 LG의 시너지팀장으로 주력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분야에서 계열사들 사이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사업본부장 가운데 유일한 부사장 본부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직급에 관계없이 LG전자의 디스플레이 제품사업과 스마트폰에 기여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LG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능력을 발휘했다.
2007년부터 모니터사업부장을 맡은 뒤 LG전자의 LED 모니터가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경영전략을 짤 때 '선택과 집중'을 우선한다고 한다. 함께 일한 직원들은 권봉석이 버려야 할 것과 집중할 것을 귀신같이 찾아낸다고 평가한다. HE사업본부를 맡은 뒤 치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저가 모델을 정리하는 등 생산제품 수를 줄였다.
2015년 떠오르던 커브드TV 개발도 중단했다. TV는 거실에서 함께 보는 제품이기 때문에 한 명의 시청자에게 초점을 맞춘 커브드 TV는 주력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그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LG그룹 계열사 경영진 중 후배들이 가장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상사로 꼽힌다. 수평적이고 합리적 리더십에 불필요한 업무 지시가 없기 때문이다.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한다. 오전 6시30분 이전에 출근해 6시에 칼퇴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권봉석 LG전자 사장 프로필
▲1982년 부산 대동고등학교 졸업 ▲1987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가전부문 신사업기획실에 입사 ▲1993년 금성사 가전부문 신사업기획실 산호세기술센터 과장보로 승진 ▲2001년부터 LG전자 DID경영기획그룹에서 디지털사이니지 제품을 기획 ▲2007년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MBA) , 모니터사업부장 ▲2008년 상무 승진 ▲2010년 HE미디어사업부장에 올라 3D TV와 홈시어터시스템 등 LG전자의 미디어 관련 제품 총괄 ▲2012년 전무로 승진,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으로 이동, LG전자 전략스마트폰 옵티머스G, G플렉스, 스마트워치 'G워치' 등 초창기 주요 라인업 개발 ▲2013년 지주사 LG 시너지팀 이동 ▲2014년 HE사업본부장 선임, LG전자 사업본부장 TV사업 총괄 ▲2017년 11월 HE사업본부장 사장 승진 ▲2018년 11월 HE사업본부장에 MC사업본부장도 함께 역임 ▲2019년 11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