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남다른 '현대건설' 출신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해상 최고경영자(CEO)에 '현대건설맨'들이 잇따라 기용되고 있다.
현대해상의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7남이다. 1955년 서울 출생으로 중앙고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를 졸업했으며 1977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한 후 현대해상 부사장, 사장, 현대할부금융 대표이사 회장,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01년 현대해상 회장으로 복귀했다. 정 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현대백화점그룹·현대그룹·현대중공업그룹 등 범(汎) 현대가 그룹의 모태다. 또한 지난 1976년 준공된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은 계동 현대사옥이 마련되기 전까지 현대건설 사옥으로 사용됐다. 1999년 1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현대해상은 2000년 8월 현대건설로부터 광화문 사옥을 매입했다. 그만큼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현대해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짧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증명하듯 정 회장이 회장에 오른 2001년부터 현재 까지 총 5명의 현대해상 대표이사 중 4명이 현대건설 출신이다. 현대건설 출신 선후배가 20여년간 회사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법무실장을 지낸 하종선 전 대표(2004 ~ 2007)가 유일한 비(非) 현대건설 출신 CEO다.
현대건설 출신의 최고경영자 등용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2일 신임 대표이사에 조용일 총괄사장과 이성재 부문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두 사람은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각자 대표로 임명된다. 이 가운데 조 사장은 1958년생으로 경북고,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1988년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겨 기업보험부문장을 지낸 기업보험 전문가다.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3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해상을 10년째 이끌고 있는 보험업계 최장수 CEO 이철영 부회장도 '현대건설맨'이다. 정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회장은 경영위기 때 마다 소방수로 투입됐다. 1950년생인 이 부회장은 성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현대건설 입사했다. 1986년 현대그룹이 동방화재를 막 인수한 시기 현대해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자동차보험본부, 재경본부, 경영기획부문을 거쳐 2007년 대표이사가 됐다. 이 부회장은 2007~2010년 현대해상 대표를 맡은 후 3년간 5개 자회사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대표이사에 처음 선임된 2007년 5조원에 머물렀던 회사 매출은 13년만에 2배 이상 늘었고 자산 규모도 8조원대에서 46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2001년 정 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처음 선임된 김호일 전 사장은 현대건설 출신의 '맏형'이다. 1945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현대건설에 입사 후 현대그룹 종합기획 조정실장 겸 현대건설 부사장 등을 역임한 ‘현대맨’이다. 2004년 현대해상을 떠난 후 현대시멘트는 대표이사 부회장과 한국양회공업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양정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서태창 전 사장은 1957년 대구 출생으로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 1986년 현대해상 경리과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자동차업무부장, 재경담당 상무, 기업보험총괄 전무를 지냈다. 영업담당 대표이사를 지낸 '영업통'인 서 전 사장은 2008년 공동 대표에 올랐으며 2010년 연임을 거쳐 2013년까지 근무했다.
박찬종 전 사장은 1953년생으로 중앙고,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77년 현대건설 입사 했다. 이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거쳐 2003년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경영지원부문장 겸 기업보험 총괄 부사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쳐 2013년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6년 3월 재선임 됐고, 그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