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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타이어 빅3 경영 기상도…넥센 “약진” vs 금호 “부활” vs 한국 “부진”

넥센,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比 13.7%↑ “환율 상승·매출원가 개선”
금호, 3년만 흑자전환…매출 감소에도 비용 절감으로 수익률 향상
한국타이어, 압도적 ‘덩치’불구 영업이익 하락세…사장 구속 등 오너 리스크 산적

 

[FETV=김창수 기자] 넥센 “약진” vs 금호 “부활” vs 한국 “부진”

이는 국내 타이어 빅3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기상도다.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업계 ‘빅3’가 엇갈린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넥센타이어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하며 약진했고 금호타이어도 3년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오랜 부진의 터널을 벗어났다. 반면 한국타이어는 매출 규모에서는 여전히 경쟁사들을 압도하지만 수익성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데다 지난해 조현범 사장이 구속되는 등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일취월장한 곳은 ‘막내’ 넥센타이어다. 지난해 넥센타이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2조223억 원의 연결 기준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7년 1조9647억 원, 2018년 1조983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던 넥센타이어는 마침내 ‘매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넥센타이어는 2073억 원의 영업이익 및 118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3.7%, 14.4% 증가한 수치다. 넥센타이어는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 대해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이익이 증가하고 외화환산손실은 감소했으며 매출액 증가 및 매출원가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전년 대비 7.4% 감소한 2조3692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73억 원, 49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 789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금호타이어의 흑자 전환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된 지 2년 만이다.

 

이는 비용절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환율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원재료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모기업과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고 있다. 실적이 낮은 해외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으며 인건비 절약에도 힘을을 기울여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의 신차용 타이어 수주도 늘었다. 현대차 쏠라티와 기아차 셀토스가 금호타이어와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아우디 Q5도 기본 타이어로 금호타이어를 달았다.

 

가장 부침이 컸던 곳은 한국타이어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6조896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2.7%, 22.3% 줄어든 5429억 원, 4123억 원이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6년 영업이익 1조1032억 원을 기록했는데 3년 만에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수익성 감소 원인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과 경쟁심화, 미-중간 무역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 기후 온난화로 겨울용 타이어에 대한 주문이 지연되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도 수입 타이어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신형 쏘나타 가솔린 모델의 타이어로 굿이어와 미쉐린, 피렐리를 선택하기도 했다.

 

오너의 구속으로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킨 요인으로 해석된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는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전격 구속됐다. 또한 조현범 사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도 횡령 혐의로 나란히 법정에 섰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표정은 밝다. 금호타이어는 전대진 사장이 지난 7일 자사주 1만 주를 매입한 데 이어 주요 임원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책임경영 의지의 표명이자 실적개선을 향한 자신감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서울 마곡 중앙연구소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에도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체코에 연 300만 개 규모 공장을 준공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사의 실적 추이 및 경영진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