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유길연 기자] KB국민은행이 영업 부문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중 ‘저금리 파고’를 가장 잘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율(NIM)은 1.61%로 1년 전(1.7%)에 비해 0.09%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4대 시중은행 가운데 'NIM 1위'를 차지했다. 하락폭 역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 이는 국민은행이 작년 2조4391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신한은행(2조3292억원)을 약 900억원 차이로 따돌리고 실적 1위를 달성하는 바탕이 됐다.
NIM은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제한 뒤 이자수익자산으로 나눠 값을 산출한다. 이자자산에는 대출채권과 유가증권, 기타 이자성 자산 등으로 구성된다. NIM값을 올리려면 분자에 해당하는 이자수익을 올리거나 이자비용을 줄여야한다. 은행의 수익은 대부분 대출채권에서 나온다. 따라서 은행의 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를 뜻하는 ‘예대마진’의 관리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 즉, 고리의 대출로 수익을 크게 올리거나 상대적으로 저리의 예금 규모를 키워 이자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의 NIM성과는 '예금' 경쟁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 유치는 주요 은행 중 가장 돋보였다. 저원가성 예금은 급여통장,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통장,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은행이 0.1~0.3% 수준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는 상품을 말한다.
국민은행의 작년 말 저원가성예금 규모는 124조5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말(112조8000억원)에 비해 10.3%(11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규모로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증가율도 우리은행(10.8%)에 비해 약 0.5%포인트 낮은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은행의 저원가성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9.4% 늘어나는데 그쳤다.
![4대 시중은행 순이자마진(NIM) 추이(%)·저원가성예금 잔액 추이(단위:조원) [자료=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9/art_15828676153839_69b1b5.png)
업계는 국민은행이 저원가성예금을 늘릴 수 있는 이유를 '영업력'에 찾고 있다. 저원가성예금은 금리가 기본적으로 낮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금리 차이로 가입자를 늘리기 힘들다. 따라서 지점 직원들이 소비자들을 한 번이라도 더 만나야 예금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의 성과는 지점·지역본부 단위 프로모션을 최소화한 후에도 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프로모션은 지점·지역본부가 금융상품 판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하는 방법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전부터 무분별한 프로모션은 직원들의 단기 실적 압박을 키워 불완전판매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작년 6월 국민은행 노사는 지점이나 지역본부 단위로 프로모션을 비롯한 마케팅은 본점 승인 후 진행하기기로 합의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2017년 취임 당시 "밀어내기식 프로모션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킨 것이다.
노사 합의에 대해 국민은행의 영업력이 약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영업력으로 저원가성예금을 크게 늘려 이러한 시각을 불식시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저원가성예금을 늘리는 것은 결국 영업력 싸움이다. 임직원들이 발로 뛴 결과 좋은 실적을 올리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