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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진칼 주총大戰 카운트다운"…조원태 vs 주주연합, 진검승부 관전포인트는?

조원태냐 주주연합이냐, 한진그룹 경영권 행방 가를 주주총회 한 달 남아
총수일가와 관련 있는 소액주주, 주주연합 편에 설지는 미지수인 상황
발등에 불 떨어진 KCGI, 의결권 위임장 받기 위해 대학생 아르바이트 고용

 

[FETV=김현호 기자] 한진칼 주주총회가 한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한진칼 주총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 중심의 주주연합간의 표대결이 예고된 상황이다. 표대결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확고히 굳히거나 지휘봉을 내줘야하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인 개미군단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는냐다.

 

조 회장과 KCGI 등 양측은 제각각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 안팎의 중론은 조 회장 측이 다소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신감을 보였던 강성부 KCGI 대표가 최근 세력 싸움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지분 늘리기 작전이 생각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KCGI측 이를 의식한듯 최근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하며 소액주주를 타킷으로 지원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강성부 KCGI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며 한진그룹 경영권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기 주총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고 “총수일가에 서운한 감정을 느끼는 주주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내달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3월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서 경영권 유지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진칼 주주들의 참석률은 77%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참석률이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3월 중·하순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주총이 몰려 있어 참석률이 생각 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KCGI는 줄곧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KCGI는 25일, “주요 상장회사들이 정기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 행사율을 높이고 있다”며 전자투표제 도입을 재차 요구했다. 반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자투표제 행사율은 5%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주주연합과 마찰을 빚어온 한진그룹이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도 높지 않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마지노선 지분은 40%대로 예측된다. 올해 참석률이 80% 가량 예측되기 때문에 절반 이상이 필요한 것이다. 주주연합의 지분은 의결권 기준 31.98%다. 조 회장 측은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의결권기준 10.00%)과 함께 28.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주주연합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건 사실이지만 우호 지분으로 예측되는 주주들을 살펴보면 조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진칼의 주요 소액주주로는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0%)이 있다. 이들 단체는 한진그룹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최근 2만명의 직원이 가입한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조 회장 지지를 선언했다. 주주연합에는 ‘배신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주주연합이 “구조조정은 없다”라고 선언했지만 이들이 노조의 마음을 돌리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도 조 회장의 연임을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정석인하학원(2.14%), 정석물류학술재단(1.08%), 일우재단(0.16%) 등도 조 회장 측 지분으로 분류된다. 정석인하학원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총수일가의 지배를 받은 재단이다. 정석물류재단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또 일우재단은 이명희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법인이다. 이들 모두 총수일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으로 외부세력인 KCGI와 반도건설과 함께 할지는 불투명하다.

 

앞선 주주들과 총수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35.48%가 된다. 또 조중훈 회장의 사위인 이태희 변호사(0.70%)와 대한항공과 협업을 함께하고 있는 카카오(1%)도 조 회장 측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국민연금(2.9%)도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질 여지가 크다. 앞서 국민연금은 ‘법령상 위반 우려로 기업가치를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사안’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주주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다. 조현아씨는 이미 관세법 위반과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등 유죄를 선고 받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입장과 배치되는 인물이다.

 

경영권 확보에 자신감을 보인 강성부 대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KCGI는 주주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의결권대리행사팀을 구성하고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장을 받기 위한 계산인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경영권 분쟁 여파로 한진칼 주가가 크게 올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했던 지분을 매각한 사례가 많아 개인투자자들이 더 중요해졌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반감도 여전한 상태다. 반도건설도 한진그룹이 보유한 부지를 부동산으로 이용하기 위해 경영권에 개입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조씨와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참석하지 않아 ‘내부균열’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한진칼 주총이 조 회장의 반란군 제압으로 종전될지, 아니면 KCGI를 중심으로 한 주주연합 반란군이 조 회장을 몰아내고 새로운 왕국을 건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